장 시작하자마자 내달린 코스피 지수는 오늘 9시 13분 경 8,000선을 넘기면서 기세좋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기분 좋게 내달리던 코스피의 기세는 오늘 순식간에 8100을 더 뛰어넘길 분위기습니다. 하지만 9시 30분부터 시장이 무겁게 흘러내리더니 되려 급락양상이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7500선이 붕괴되며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악재들이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떠올랐습니다. 우연인듯 필연인듯 말이죠.
■ 코스피 8천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 군중심리 과열 경고 연이어져.
이번 한주 코스피 지수는 그야말로 단숨에 8천 선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폭발적으로 유입되고, 심지어 한국주식시장 투자가 쉬워진 서양개미까지 한국증시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불길을 더 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핵심 종목을 1초라도 빨리 매수하기 위해 개별 종목을 급하게 투매하는 현상들이 이어지면서 5월 내내 개별 종목들은 약세를 보이고 코스피 시총 대형주들은 폭등양상이 반복되었지요.
이러한 증시 흐름이 반복되다보니 길거리, 대중교통, 식당, 학교, 회사, 집 등등 어디에서든 사람들의 주식투자 이야기가 가득해진 요즘입니다. 어제 지인분과 저녁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끄러운 그 식당안 여기저기에서 공통된 단어가 들리더군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떤 공무원의 수십억을 대출받아 코스피 주도주를 샀다는 글, 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식을 가득 사지 못했다고 구박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전형적인 심리적 버블 상태의 모습이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 밸류에이션 버블은 아니더라도, 예탁금 등 유동성 대비 시장 부담이 적더라도 심리적 버블인 것만은 작금의 현실입니다.)
■ 틈이 보이자 갑자기 쏟아져 나온 악재들 :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이었지만?
오늘 갑자기 시장에 악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악재들은 보면 분명 5월 내내 은근슬쩍 관찰되던 변수였는데 시장에 충격파를 줄 정도로 갑자기 그 영향력이 커진 것이지요.
하나는 국민연금 중기자산배분안 관련한 이슈입니다.
오늘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가 있었습니다만, 최종 결정은 28일에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 8천선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현재 국민연금내 국내주식 비중은 28%~29%인 거의 30% 수준에 이르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중기자산배분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0.5%p 높이더라도 전략적/전술적 허용 비중 ±5%p를 더한 19~20% 보다도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보니 기계적인 매도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곧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부담을 주었습니다.
둘, 외국인(기관성향 자금)의 기계적인 매물입니다.
비록 과거에 비해 외국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작아지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급등으로 인해 한국 주식 비중은 외국인(기관화 자금)들이 정한 비중을 이미 넘어섰을 것이고 이로 인한 기계적인 매도가 매일 수조 원씩 쏟아지는 것은 시장이 약점을 보일 때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달에만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0조 원 넘게 순매도하였습니다.
셋, 삼성전자 노사분규 문제.
이미 예상되었던 상황이고 익숙해진 재료입니다만 주식시장 스텝이 꼬이자 바로 삼성전자의 악재로 급부상하면서 삼성전자 및 시장을 누르는 재료가 되고 말았습니다. 익히 알려진 재료가 갑자기 악재로서의 생명력이 강해진 것이지요.
넷, 미국 10년 국채금리 4.5% 돌파. 아직 풀리지 않은 호르무즈.
이번에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만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상황은 해결된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우려스러운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4.5% 선을 넘어섰습니다.
생각 해 보면 1년 전 트럼프의 전 세계를 향한 관세전쟁 발표 때, 미국 10년 국채금리 4.5% 선은 중요한 트리거로 작용하였다보니 시장에 부담요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오늘 장중 1500선을 잠시 넘으면서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였습니다.
■ 중요한 것은 급히 올랐기 때문에 숨고르기 과정은 자연스러운 현상, 다만.
그런데 위의 이슈들은 이미 시장에서 관찰되었거나 익숙한 재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건강한 사람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 기력이 떨어지면 병을 일으키는 것처럼 엊그제까지 재료도 아니었던 이슈들이 오늘 악재로 급부상하였습니다.
이는 시장이 너무 급하게 달렸다보니 체력이 떨어지려하는 상황에 코스피 8천이라는 마일스톤이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큰 시합을 치룬 선수가 긴장이 풀리고 아프지 않던 몸에 병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나 군중심리가 심리적 버블 단계에 이르렀다보니 숨고르기는 어쩌면 거쳐가야할 필연적인 과정이었을 수 있습니다. 지금도 급하게 달렸는데 여기서 쉬지 않고 더 높이 치솟았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도 더 광적으로 주식시장을 대했을 것이고 급기야 최고점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사상 최대규모의 빚투가 터지면서 오히려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80년대 중후반 폭등장 후 90년에 발생한 깡통계좌 일제정리 상태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 증시가 더 단단하게 오래 상승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하게 숨고르기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자금들이 너무 좁은 곳에만 몰리지 말고 넓게 퍼져야만 합니다. 그래야 더 넓게 오랫동안 머니무브가 고착화되고 모두가 웃는 주식시장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2026년 5월 15일 금요일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이성수(필명 : lovefund이성수, CIIA/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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