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투자자는 한없이 한숨만 지었습니다.
작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던 주식, 펀드...그러나 이제는 애물단지로 변해버렸습니다.전문가의 장밋빛 전망만 없었어도...금융권 직원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지난번에 환매라도 좀 해 놓았다면...하지만 너무 늦어버렸습니다.그래서 이제는 증시가 폭등한데도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금방 폭락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거든요.그리고 이제는 웬만한 상승으로는손실을 회복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정말로 대박을 바라고 투자한 것도 아니었는데...단지 예금보다 좀 높은 수익을 바랐을 뿐인데...그 대가는 너무나도 큽니다.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앞날이 막막하기만 합니다.어찌해야 할까요? 주식은 말할 것도 없고 펀드마저 반토막난 지금
많은 투자자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투자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는 아닙니다.
단지 성공하지 못했을 뿐이고
다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장은 사이클이 있어서
영원히 올라가기만 하는 것도,
영원히 떨어지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반드시 떨어질 때가 있고
떨어질 때가 있으면 반드시 올라갈 때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희망의 끊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펀드에 투자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하나는 수익률만 보고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주식비중이 많을수록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작정 수익률로만 펀드를 고른 탓에
폭락증시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대부분의 펀드는 주식비중이 90% 이상이었던
주식형펀드였던 것입니다.
사실은 주식비중이 30% 이하인 안정적인 펀드도 있었건만
우리는 그런 상품을 선택할 생각은 하지 않았지요.
우리의 위험감수수준은 고려하지 않은 채
국내펀드는 물론 해외펀드도 주식형만 선택한 것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이제 가슴깊이 알게 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손실에 대한 대응방법이 미숙했다는 점이지요.
펀드를 가입할 때 금융직원은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를 확인하는 사인까지 받습니다.
하지만 손실고지 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 손실이 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금융직원의 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펀드를 판매한 금융직원이 실제 손실에 대하여
좀더 구체적인 대응방법을 가르쳐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더 큰 손실을 보게 한 이유가 되었지요.
그들은 막연히 장기투자만을 유도했습니다.
고객에게 있어 장기투자가 의미 있으려면
그 투자가 고객의 위험감수수준과 목표수익률에 적합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펀드이름도 모른채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분명히 잘못된 투자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잘못된 투자로 시작되어 손실이 커지고 있는데
막연한 장기투자를 강요하는 것은
장기투자의 의미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잘 못 끼워진 단추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금융직원의 잘못이 커 보입니다.
투자자의 잘못도 있지만 금융직원도 각성해야 합니다.
이제
과거는 과거이고 손실은 손실일 뿐
더 이상 여기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더 큰 위기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확대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설령 조만간 신용위기가 좀 가라앉는다 해도
실물경제가 금방 좋아질 것 같지가 않아서요.
그래서 이제는 투자손실에 연연해 하기보다는
내 앞가림을 충실히 해야 할 때입니다.
투자에 있어서는 손실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다음 번에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신용위기에 이어 경기침체로 힘든 시간을
또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본업에서 몸값을 높이는 것이
저위험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입니다.
이제 두 번째 단추를 끼워야 하는 때입니다.
첫 번째 단추를 잘 못 끼웠다는 것을 알았으면
이제라도 풀어서 다시 끼우고
두 번째 단추마저 잘못 끼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용위기와 경기침체가 진행된다면
일단 자신의 부채를 줄이는 것이 투자보다 중요합니다.
부동산은 하락하는데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주식시장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많은 투자자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할 지도 모릅니다.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투자환경과 어려운 경기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원금회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빚을 줄이는 것이고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현금자산을 더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때입니다.
그리고 언제 올지는 모르겠으나 다음 기회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살아남아 있어야 합니다.
[송영욱 '대한민국 펀드교과서' 저자 /새빛에듀넷 이사]
글쓴이 : 송영욱 (새빛에듀넷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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