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의 새로운 승부수 인사이트펀드가 펀드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사이트펀드란 투자지역이나 투자자산을 한정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이든 채권이든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라도 투자가 가능한 펀드다.
그래서 주식에 100% 투자할 수도 있고 채권에 100% 투자할 수도 있다. 중국과 인도에 전액 투자할 수도 있고 남미국가에 집중투자 할 수도 있다. 돈이 되는 곳이면 어느 나라이건 어떤 자산이든 가리지 않는다. 운용사의 통찰력에 따라 투자자산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나 테스트 기간 없이 바로 위험자산에 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손실위험도 큰 상품이다.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는 2007년 10월 31일에 설정됐는데 이미 수탁규모가 4조를 돌파했다(2007.11.14현재). 국내 최대 규모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어디다가 어떻게 투자될 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펀드임에도 돌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미래에셋펀드가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투자자가 너무 지나치게 과잉반응 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검증과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너무 큰돈이 단기에 집중적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로 보면 몰빵투자 같다.
물론 인사이트펀드가 향후에 높은 수익률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투자자의 합리적인 자세에 대하여 말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단기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인사이트펀드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2조8천억 정도(64.7%)를 투자했다. 설정한 지 2주일 만에 벌써 투자자산의 65% 정도를 위험자산인 주식(국내주식 3500억, 해외주식 2조4000억)에 투자했다. 2007.11.14일 기준 펀드수익률은 -4.82%로 손실상태다. 운용자 측면에서 보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지 모르겠으나 3조에 가까운 자금을 너무 빠른 시간에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필자의 이러한 우려가 반드시 맞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펀드의 투자설명서에 보면 '장기적' 시장흐름을 고려한 전략적 자산배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나더라도 향후 몇 년 후에는 엄청난 수익을 기록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 많은 투자자가 너무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래서 인사이트펀드가 실제로도 그 목적에 맞게 운용돼 높은 수익이 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러한 거대펀드가 실패하면 개인투자자에게 또 한번의 아픈 상처와 불신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자자가 무턱대고 대박의 환상만 가지고 이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도 "인사이트펀드는 고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운용방식이나 성과 등이 아직까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수수료도 일반 주식형펀드는 2~2.5%이지만 인사이트펀드는 3.5%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가 많은 자금을 이 펀드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믿음을 깨뜨리지 말아야 하고, 투자자 또한 지나친 고수익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인사이트펀드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고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직 투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향후 추이를 보면서 천천히 가입을 고려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쉬는 것도 투자다. 투자로 인한 수익의 기회는 바로 지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행이나 인기에 너무 동요하지 말고 먼발치에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