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고 편리함과 안락함을 주지만 자칫 경제적 어려움을 선사하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여러분은 자동차가 자산이라고 생각되는가. 부채라고 생각되는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자동차는 우리의 재정에 보탬을 주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부채로 보아야 한다.
'자동차는 돈 먹는 하마다'
우리가 소유한 자동차가 일정한 수입을 제공하지 않고 계속 유류비, 세금, 할부금, 보험료, 인테리어, 부품비등의 명목으로 우리들의 지갑과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정경제의 지출구멍 중에 가장 큰 구멍이라 할 수 있다.
여러분 중 자동차를 자산이라 생각하고 산다면 빨리 자동차는 부채라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자동차는 구입한 뒤 되판다 하더라도 제 값을 받지 못하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값어치는 떨어진다. 2,000만원에 자동차를 구매한 10년 뒤와 2,000만원을 비교적 안정된 자산에 투자한 10년 뒤를 상상해 보자. 어떤 것이 10년 뒤 내 지갑을 두둑하게 해 주겠는가.
자동차를 통해 수입을 얻거나 사업상 이익이 나는 특별한 상황 외에는 자동차를 자산이라고 보지 말자. 특히 자산형성기에 너무 젊어서부터 무리하게 고급 승용차를 굴리는 일은 미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주의 해야 한다.
자산에 투자한 사람 VS 부채에 투자한 사람
5년 전, A와 B라는 27세 젊은 미혼 청년이 있었다. 이들은 입사동기로 입사 당시 공교롭게 2,000만원의 목돈을 가지고 있었다.
A청년은 2,000만원을 가지고 고민을 한다. "이 돈으로 무얼 하지?" 고민 끝에 자동차가 없으므로 남들과 같이 자동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한다. 2500만원 정도하는 하얀색 멋진 세단 승용차를 구입하고 500만원은 할부로 갚기로 한다. 그리고 마치 부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들고 성공했다는 느낌도 가지면서 주말 마다 애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며 자동차 구매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었다.
B라는 청년도 목돈 20,00만원을 가지고 고민을 한다. 입사동기인 A가 차를 뽑아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나도 자가용 한대 굴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꾹 참고 투자를 하여 굴려보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긴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B는 여러 곳에 정보를 모으고 지방에 있는 대학교 앞에 재개발 예정인 주공 아파트 13평짜리를 2500만원에 매입한다. 그리고 보증금 500만원에 월 22만원 월세를 받으며 굴렸다.
과연 이들의 4년 후는 어떻게 변했을까.
안타깝게도 A청년은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타고 있던 자동차까지 팔아야 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도대체 왜 재정상황이 이렇게 되었을까 의아해한다.
반면 B청년이 투자한 재개발 예정 아파트는 재개발 확정이 되어 아파트 값은 7,500만원으로 올라 5,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4년간 받은 월세와 급여로 모은 저축들을 합하고 1억 원짜리 상가에 투자해 계속 부를 축적하고 있다.
여러분은 위의 사례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단지 A는 자동차라는 부채에 투자했고 B는 재개발예정 아파트라는 자산에 투자한 단순한 차이밖에 없다. 하지만 결과는 처절할 정도로 극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비슷한 상황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일어나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 절실하게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보인다. 꼭 필요치 않다면 빚내면서 무리하게 저지르지 말자.
그렇다고 자동차를 사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말기를 바란다. 경제적 능력이 충분히 되고 꼭 필요해서 샀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겠는가. 다만 필자는 자신의 재정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분에 넘치는 고급 차를 빚내어 구매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식의 구매패턴은 후회 할 수 있으니 경계하자. 자동차를 보유하는 것은 부채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젊을수록 목돈이 생기면 빚을 일부 갚거나 주식, 채권, 부동산, 펀드 같은 자산에 먼저 투자는 습관을 가지자.
더 좋은 자동차가 타고 싶다면 돈을 모아서 사거나 자산에 투자한 이익을 가지고 사면 된다. 무리하게 구입한 자동차가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면 냉정하고 과감하게 조정에 들어가는 지해가 필요하다(당장 힘들겠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면 자신의 경제적 여건과 수준에 맞추어 타고 다니자.). 주택대출이자, 자녀교육비 대기도 힘든 상황에 자동차 할부금까지 무리해서 들어가면 결국 경제적 어려움의 함정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또 자동차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를 생각하고 구매하자. 먼저, 자동차가 내게 꼭 필요한가를 따져보고,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앞서 말했듯이 빚을 갚거나 금융자산에 먼저 투자하자. 특히 목돈이 생겼을 때 신중하고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면 분수에 맞는 자동차를 구매하자. 우리나라 보다 잘사는 유럽, 일본 등도 소형승용차를 선호한다. 사업상 꼭 필요한 경우와 고급 차를 꼭 타야 할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남들 시선 생각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자.
이제는 자동차를 다른 눈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항상 기억하자. 자동차는 자산이 아닌 부채이며, 우리 집의 '돈 먹는 하마' 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