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지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평소 적립식 펀드 하나 가입하라고 권해도 요지부동. 은행 예-적금이 최고라고 굳게 믿던 사람인지라 문자 확인 후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구청 공무원인 그는 지난달 동료의 권유로 매월 30만원씩 납입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브릭스 펀드에 가입했답니다. 워낙 꼼꼼한 성격 탓에 인터넷 검색을 이용, 수익률이며 수수료 등을 체크한 이후 가입을 했습니다.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점 때문에 펀드 가입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막상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알아보니 좋더랍니다. 특히 적립식 펀드의 경우 위험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았고, 또한 적금과는 비교하기 힘든 수익률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그렇게 펀드의 매력에 흠뻑 취하고 나니 정기예금으로 묶어 놨던 삼천만원을 거치식 펀드로 운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답니다. 하지만 거치식 펀드는 불입액이 적은 적립식과 달라서 좀 더 심사숙고한 뒤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그는 '삼천만원을 브릭스 펀드에 1년간 투자하겠다' 는 생각을 밝혔고 필자는 그리 긍정적인 대답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바로 1년이란 투자기간 때문인데요.
일단 브릭스(BRICs)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위 4나라에 투자되는 펀드를 말합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으로 중국펀드 쏠림 현상이 있었죠. 하지만 중국펀드 과열로 많은 전문가들은 조정을 예상하고 있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가들에 분산 투자되는 브릭스 펀드가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브릭스 펀드 투자를 권장하고 있지만, 투자기간을 1년으로 제한한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간접투자라해도 펀드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물론 브릭스 국가들의 투자 전망이 밝은 것은 사실이지만, 1년이란 단기 투자는 감수해야할 위험 요소가 많다는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뜻하지 않는 악재들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지난여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곤두박질 쳤던 것처럼, 아무리 투자가치가 높다고 해도 세계 증시를 뒤흔들 위험 요소들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벌어지곤 하죠.
또한 상투일지 모른다는 점도 큰 위험 요소가 됩니다. 현재 세계 증시가 호조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만약 지금이 상투라고 한다면 1년 이란 투자 기간 동안 하락세를 거듭할 수 있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 상투에서 투자해 원금 회복 기간까지 과거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에 비해 2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손실 회복기간이 짧아졌다고 해도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직접투자에 비해 위험요소가 적은 것뿐이지 펀드 역시 환매시기가 가장 중요한 투자 상품입니다. 적립식보다 자금 규모가 큰 거치식 펀드 투자 시 반드시 2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기대하는 수익률이 달성된다면 과감히 환매하는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을 잘 듣고 좀더 생각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던 지인은 방금 투자 기간을 3년 정도로 잡고 20%의 목표 수익률을 정해 브릭스 펀드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혹시 1년 정도 단기 투자를 생각하고 있었던 투자자라면, 투자기간에 좀 더 길게 보는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