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부자를 꿈꾼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수많은 투자법과 재테크 강연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요즘이다.
지난 15일, 이런 재테크 열풍에 반하는 강연이 열려 화제다. 더난출판이 주최하고 한국경영교육원과 이패스코리아가 후원한 '대한민국 3040을 부자로 만드는 내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 세미나가 바로 그것.
강연을 맡은 포도에셋 이광구 팀장은 최근 <내인생 첫 번째 재무설계>(더난출판. 2007)을 출간한 재무설계사다. 사람들은 그를 '온달아빠'라 부른다. 돈 보다 행복한 인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재무설계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이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재무설계는 과연 어떤 내용일까. 돈만 쫓는 재무설계보다는 인생 전반에 걸친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5가지 인생설계는 이랬다.
첫째, 불안해하지 말자
그는 "돈과 관련돼서 인생을 불안하게 살지 말 것" 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빠르게 성장해왔고 그만큼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넉넉해졌다. 조금만 수고하고 노력하면 밥 먹고 사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뭔가를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특히 모아놓은 돈이 없다면 그 불안은 극에 달한다.
이 팀은 부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이지 않음을 강조했다. 1등과 꼴등이 있는 사회는 불안할 수밖에 없으며 남과의 경쟁, 혹은 남과의 비교로 인해 끊임없이 부를 갈망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자기 나름대로의 인생 목표를 갖고, 소신 있는 재무설계를 한다면 지금 당장 눈앞에 돈이 없어도 결코 불안하지 않다" 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의 원칙에 맞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둘째,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의외로 자신의 소득과 자산, 또 소비 내역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우선 철저하게 자신의 소득과 지출내역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나의 재무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포기해야할 것' 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득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재무설계는 '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셋째, 돈보다 삶에 중심을 두라
재무설계에는 반드시 개별성이 필요하다. 똑같은 돈이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 투자의 방법과 쓰임새는 달라지게 돼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A 펀드가 수익률이 좋고, B 주식이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눈에 보이는 정보를 원한다. 아무리 수익률이 좋은 대박펀드라고해도 모두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재무설계에 있어서는 정확한 '재무목표'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재무목표라는 말뜻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팀장의 주장이다.
예를들어, 부부 월 평균 소득이 800만원인 한 신혼부부의 경우 3년 안에 분당에 30평대 아파트를 갖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그는 반문을 했다. "5년이나 10년이면 안될까? 분당이 아닌 강북이면 안될까? 30평대가 아닌 20평대면 안될까?"
그는 자신이 계획한 재무목표가 '진정한 목표인가'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하며. 돈 보다는 삶이 우선임을 거듭 강조했다.
넷째, 실천 가능성을 중시한다
이 팀장은 나리, 온달, 보리 3자녀를 뒀다. 그의 자녀교육은 공부에 집착하는 어느 부모와는 조금 다르다.
어느날 온달이가 연초 가족회의에서 1년 목표를 '해외여행' 이라고 말했단다. 그래서 이 팀장은 "그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생각이냐?" 고 물었다. 그때 온달이의 대답은 이렇다. "피아노 그만두고, 초등학교 때 저축한 돈이랑 명절에 받은 돈이면 되지 않아?" 아이의 생각으론 한 달에 9만원씩 내는 피아노 학원비 1년 치 108만원과 제가 모은 돈을 합치면 160만원쯤 된다는 것이다.
온달이는 나리와 보리와 다르게 학교 공부가 우수하다. 아침잠이 많아 잘 못 일어나는 것 빼고는 특별한 말썽을 피우지도 않는다. 또 대안학교에 다니는 누나는 넉 달간이나 필리핀에 다녀왔고 백두산도 다녀왔다. 만약 온달이가 해외여행 경비를 아빠가 대야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면 들어주지 않을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온달이는 자기 스스로 돈을 마련할 해결책을 찾았다.
단편적인 예일 수 있지만, 재무설계는 우선순위를 찾고 실천 가능성을 중시해야만 한다.
다섯째,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팀장은 재무설계라는 말보단 인생설계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했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바라는 것이 있고 그를 구체화 하는 작업이 바로 재무설계라는 것.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는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깨달아야만 올바른 '인생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게 돈은 양이 아니라 '선택과 포기' 다. 목표를 이룰 때 자신의 처지와 능력을 알아서 그중 우선순위를 정해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팀장은 "불필요한 것은 버리라" 는 법정스님의 말을 빌려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행복이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리고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을 이뤄나갈 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그가 제시한 대한민국 3040을 부자로 만드는 재무설계는 '버림' 에서부터 시작된 '행복' 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