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펀드는 한번 가입했으면 무엇인가 확실한 사유가 없는 한 함부로 갈아타지 않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어차피 투자는 확률의 게임이기 때문에 예측만 하고 갈 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어떻게든 안고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재가입 시 수수료라는 비용 문제도 발생한다. 특히 역외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한 경우에는 수수료가 높으므로 만약 갈아타기를 한다면 신규 발생 수수료 이상의 추가 수익이 날 확률을 높게 점쳐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펀드를 갈아타거나 해지하는 것이 좋은가.
1. 펀드의 자산 규모가 너무 작을 때
보통 펀드 규모가 작으면 변동성도 그만큼 높아져 위험도가 높아진다. 갈대가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벼우면 그만큼 위험하다. 그리고 여기서 위험하다는 말은 같은 수익을 내면서도 고객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 이므로 이러한 펀드는 정리 대상 1순위다. (현실적으로 규모가 작다고 말할 수 있는 펀드 규모는 100억 이하라고 보면 무난하다.)
그리고 펀드 구성이 중-소형주 위주를 표방하는 펀드는 과도한 자금유입이 있을 경우 펀드 운용의 안정성을 훼손하기 쉬우므로 역시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현실적으로 펀드 매니저가 알아서 설정한도를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꼼꼼히 모니터링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 중-소형주 시가 총액 수준이면 펀드 운용자산규모 1000억 이상은 펀드 매니저가 중소형 주식 투자원칙을 고수하기 힘든 수준이다.)
2. 펀드 매니저 교체
아무리 현 펀드매니저가 다음 펀드매니저에게 인수인계를 잘 하더라도 교체과도기는 피할 수 없다. 월드컵 대표 축구팀이 명감독으로 바뀌더라도 적응을 위한 초반 고전은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 운용조직 형태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르며 특히 매니저의 교체 배경에 따라 펀드 운용 원칙이 바뀔 수 있으므로 결국 이는 결국 펀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어 펀드 교체를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상황이다.
3. 펀드의 장기 성과
사실은 이 부분이 가장 큰 펀드 갈아타기 및 해지 사유이다. 왜냐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펀드가 위의 1, 2번의 사례 모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고 지속적으로 벤치마크 및 유형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내고 있다면 어느 펀드 전문가라도 쉽게 해지하라는 말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펀드가 표방하고 있는 벤치마크를 장기간 하회하는 경우는 교체를 검토해야 하며 펀드 평가(rating)나 순위가 하락할 수는 있으나 장기간 목표로 하는 바를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면 펀드교체를 해주는 것이 좋다.
4. 그 외 펀드 갈아타기 및 해지 검토 시점
- 전체 포트폴리오 재조정 시점(1년 단위 등)
- 투자목적이 변경된 경우
- 펀드 투자목적을 잘못 이해했음을 인식한 경우
- 감내할 수 있는 변동성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 등.
참고로 주의할 사항은 약세장이라고 무조건 펀드해지를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생을 2007년만 살고 말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지하더라도 펀드 해지 후에 대한 대안은 반드시 마련해 놓는 준비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