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꿈은 내 집 마련이다. 이는 구체적인 자료로도 입증이 되는데 영산대 부동산 연구소의 발표 자료를 보면 '2006년 1분기 기준으로 110㎡(33평) 아파트 구입에 걸리는 기간이 가장 짧은 전남은 3년, 대전은 6.8년, 인천은 7.7년, 주택 수요가 많은 경기도는 11.6년, 서울은 17.8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근로자가 월급 모두를 내 집 마련에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자료라고 하니, 실제 구입 기간은 이보다 훨씬 더 걸린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단독주택과 빌라가 있던 곳이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가 들어서고, 빈 땅에 수많은 신도시와 택지지구가 개발되어 무수히 많은 새 아파트가 입주를 했는데도 여전히 내 집이 없는 사람이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나 된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1인당 주거면적도 늘고, 인구 1,000명당 주택수 등 주거의 질과 양적인 면 모두 크게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내 집 마련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하고 멀기만 하다.
요즘 일부 젊은 층에서 잘못된 지식과 정보로-예를 들면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줄면 주택수요가 감소하니까 내 집 마련은 미루어도 좋다라는 등-내 집 마련을 미루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그런 사람은 그만큼 재테크에서 남들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왜 내 집 마련이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걸까? 주택은 크게 주거 가치와 투자 가치로 나눌 수가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투자가치를 주거 가치보다 우선시하게 되었다. 도시 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을 보면 1997년 228만 7335원에서 2006년 344만 3399원으로 1.5배 늘어난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주택보급률이 가장 낮은 서울 32평 아파트 값은 1997년 2억 402만원에서 2006년 5억 2128만원으로 2.6배 올라 내 집 마련이 늦어지면 질수록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개인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 집 마련에도 남과 다른 전략이 필요한데 나의 사례를 통해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1
나는 1995년 12월에 결혼을 해서 성남시 태평동의 2,800만 원 짜리 다세대 주택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신혼의 달콤함에도 불구하고 다세대 밀집 지역이라 1층이어도 앞집에 가려서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아 집이 어둡고, 겨울에는 난방도 잘되지 않아 춥고 해서 2세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내 집을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청약 통장은 청약부금으로 1995년 초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입해 두었기 때문에 어디에 분양받은 곳이 좋을지 신문 등의 자료도 스크랩해 가면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갔다.
당시 내가 눈독을 들이던 곳은 용인 수지 2지구였다. 나의 직장인 성남과도 멀지 않고 아내의 직장인 분당과도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시 그곳이 청약 과열이 예상되자 정부에서 해당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에게 청약 우선권을 주는 '지역우선분양제도'로 청약 제도가 바뀌어 내가 당첨될 가능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곳을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어 고민을 거듭하다가 청약에 대한 대안으로 용인 수지 1지구의 25평 기존 아파트를 1996년 12월에 매입했다. 때에 따라서는 청약 통장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청약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2
1997년 초에 부산에 사시던 부모님이 장남인 내가 수도권에 살고 있고 막내도 졸업하면 수도권에 살게 될 테니, 부모님도 2~3년 후에 수도권으로 올라오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가진 청약통장으로 부모님이 사실 아파트를 대신 분양 받기로 하고 어느 곳이 좋을지 대신 알아보게 되었다. 신문이나 경제 주간지, PC 통신 등에서 나의 생활권과 가까운 수도권 남부 지역인 용인, 수원, 안양, 광주시 등의 거의 모든 자료 등을 스크랩해 가면서 준비를 해나갔다. 이때 모은 자료를 지금도 갖고 있는데, 약 7개월 동안 모은 자료가 바인더로 무려 3개 분량이나 될 정도다.
그러던 중에 그해 10월말에 안양에 Y아파트 분양 공고가 났다. 나는 입지 여건과 분양가 등을 분석한 후에 33평에 청약을 했고 운 좋게 당첨이 되었다. 당첨 후에도 PC 통신에 투자 가치 등에 대해 상담을 했었는데 당시 전문가가 ‘투자지로서 중상위권을 잡았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청약 통장 있어도 당첨은 어렵다.
#3
사업을 하던 2001년 말에 여유 돈이 생긴 나는 사업 규모를 늘릴지 사업을 위해 집이 없던 상태라 다시 내 집 마련에 나설지를 고민하다, 주거의 안정을 위해-당시는 부동산 침체기- 내 집 마련을 하기로 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재테크 전문가로 활동하던 시기가 아니어서 관련 지식도 부족하고, 관심 지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지만 2곳 후보지를 두고 고심하다 한곳을 택했다. 물론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것이 잘못된 선택임을 알았지만 5천만 원 대출에 1억 5천만 원을 주고 산 105㎡(32평) 아파트는 4~5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3배가 넘게 올라 가족의 행복은 물론 자산 증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집 마련은 당신이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재테크에서 항상 1순위여야 한다.
#4
2006년 초에 초등학생인 아이들 성장과 향후 주택시장 전망 등을 고려해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기로 했다. 일하는 아내의 직장 위치 때문에 지역적으로는 제약이 있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최선의 후보지를 택해서 우여곡절 끝에 여름에 무사히 이사를 할 수 있었다. 10년이 넘은 아파트지만 수리를 해서 살아보니 새 아파트 부러울 것이 없었다. 본인이 잘 아는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아파트를 골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 너무 멀리서 찾지 마라.
청약 가점제’라는 새로운 청약 제도가 시작이 되었다. 무슨 제도이든 혜택을 보는 사람과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 있기 마련이다. 청약 가점제에서 가장 피해자는 ‘유주택자, 신혼 부부, 미혼자’등이다. 이런 분들은 청약보다는 정권 말기에 여러 수요 억제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이 기존 아파트나 분양권을 매입해 내 집 마련하거나 갈아탈 수 있는 적기이다. 분양가 상한제 역시 제도의 수혜를 보는 몇몇 단지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곳은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내가 당첨될 확률은 아주 낮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택 공급 감소와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장점으로 내세우는 가격 인하 폭 역시 미미함을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