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이라는 것이 참 그렇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 치면 어김없이 과거 미국의 블랙먼데이나 아시아 금융위기 등을 미리 예상한 해외 석학들의 과열 혹은 경고 메시지를 전하다가도 주가가 많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기업 실적이 다음 분기에는 좋아진다.’ 라든가, ‘이것은 단기 조정에 불과하다.’ 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신문만 믿고 투자를 하기에는 왠지 화장실에서 뭐 안 닦고 나온 것처럼 살짝 뒤가 구린 감이 있다. 그렇다고 생업이 따로 있는 우리네 샐러리맨들이 종일 고급정보를 찾아서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혹 실제로 전문 투자가로 변신해 남보다 먼저 훌륭한 소스들을 용케 캐냈다 하더라도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주식의 고점과 저점만 노리다가는 결국 ‘위대한 조롱자(the great humiliator)’인 시장에게 제대로 한방 맞고 KO되기 십상이다.
지난주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작은 조정이 있었다. 그리고 이 때 지금껏 상승랠리 속에서 수중에 주식 혹은 주식형 펀드가 없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던 투자자들은 ‘까짓 거 마구 무너져라’라는 주문을 걸고 있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코스피는 1주 만에 고점대비 약 5%, 코스닥은 약 8% 가까이 가라앉으면서 시장은 ‘아뿔싸 올 것이 오는구나’ 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도 잠시, 하반기 시작은 산뜻했다. 그리고 ‘코스피 지수가 1700 이하로 떨어지면 들어가야.’ 생각하던 대기 투자자들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이라도 투자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제대로 된 조정을 한번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여기서 필자는 이렇게 두려움 반, 망설임 반으로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딱 맞는 투자 비법 하나를 콕 집어서 조언한다면 해답은 너무도 단순하다.
‘적립식 펀드’
간단히 코스피 지수를 하나의 주식으로 보면 된다. 이번 달에 1750원짜리 주식을 샀다. 다음 달에는 조정을 받아 1650원이 되었지만 역시 1650원에 한 주를 더 샀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9월 달에 1600원까지 떨어져 앞에 비싸게 산 주식들이 모두 함께 1600원까지 떨어졌지만 역시 이번 달에도 1600원에 한 주 더 샀다. 그리고 상심한 마음에 자동이체를 정지시켜 투자를 그만두었다. 잠시 주식은 신경 끄고 있다가 연말에 확인해보니 코스피가 2000이 되어 있었다. 결국 투자금액은 1750+1650+1600=5000원이지만 현재 손에 들고 있는 7, 8, 9월에 산 주식 3개는 모두 2000원이 되었으므로 수중에 있는 자산은 6000원 즉, 20%의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적립식 펀드의 ‘맛’이다. 따라서 망설일 것 없다. 자신이 없으면, 그리고 3년 정도는 묵힐 수 있는 자금이라면 바로 지금이 기회다. 조정이 오면 온 데로 주식을 싸게 사서 이득, 조정 없이 올라가면 올라간 데로 그대로 이득. 투자를 마음먹었다면 언제까지 망설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듯이 어차피 받을 조정이라면 투자 초기에 미리 조정 받고 후에skyrocket처럼 쭉 올라가 주면 되는 것이다. 혹시나 IMF와 같은 금융대란이 다시 찾아와 금융자산이 풍비박산이 난다 하더라도 결국 기다리고 인내한 자에게는 시장이 그 보상을 톡톡히 해 주었다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 증시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