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일반적으로 위험하다. 그래서 주식초보자나 주식으로 크게 망한 사람은 많이 꺼리기도 한다. 더욱이 최근과 같이 주가가 역사상 최고가를 달리고 있을 때는 혹시 상투를 잡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사실 필자도 최근 급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잠시 쉬어가자는 칼럼을 쓴 적도 있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이유는 필자의 경험상 투자시장에서 크게 상승하면 그 후폭풍 또한 아팠던 기억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번 놓쳤다고 후회할 것도 없고 기회는 계속 있다고 본다.
금년 초 필자의 강연회를 접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 금년장을 1400p~1700p로 예상했다. 그래서 1700p 부근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관망의 자세를 견지하고자 했다. 그리고 필자 또한 투자자산을 상당부분 차익실현해 RP에 넣어두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1700p를 돌파한지 11일 만에 1800p를 돌파했다. 이글을 쓰고 있는 2007년 6월18일 오늘도 필자의 예상을 조롱하기라도 하듯 주가는 더 빠르게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말았다.
주가가 예상과 달리 더 많이 올랐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내 나름대로의 원칙을 지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제는 조금 더 관망해야 하겠다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급등 뒤에는 항상 조정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일정한 지수구간 내에서 횡보하는 시간(기간조정)이라도 있을 것이다.
주가 1800p시대, 벌써부터 2000p 간다는 얘기들이 무성하다. 지금의 상승추세로 보면 2000p도 멀지 않은 듯하다. 물론 필자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접투자는 너무 성급하게 하면 안 된다고 본다. 필자와 같이 자신의 원칙을 가지고 타이밍을 기다리는 스타일이라면 지금 주가에 상관하지 말고 관망하면 된다. 기회는 또 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식도 순환한다.
관망 자세를 견지하라는 말은 이 시점에서 이제 주식을 떠나라는 말이 아니다. 굳이 지금이라도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적금처럼 투자하기를 권한다. 주식에 한꺼번에 큰돈을 투자하면 물론 상승 시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조정이 시작되면 큰 손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꺼번에 큰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매월 100만원씩 또는 매월 50만원씩 적금처럼 투자하기를 권하고 싶다.
적금처럼 투자하다가 정말 조정이 오고, 조정 후에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 때 나머지 목돈을 투자해도 늦지 않다. 조정이 오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수익은 좀 적겠지만 그래도 예금한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주식이든 주식형펀드든 지금은 몰빵투자보다는 적금식 분할투자가 안정적이라고 본다.
필자는 어느 순간 큰 수익을 내는 사람보다 자신의 원칙을 세우고 원칙에 따라 투자하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투자자라고 생각한다. 주가가 최고가를 계속 경신하는데 주식이 하나도 없다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많은 주식을 보유하여 큰 수익을 내고 있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다. 시장은 언제나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 기회를 잡는 자가 있기도 하고 놓치기도 한다. 기회를 놓쳤다고 앞으로도 항상 놓쳐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한번 잡았다고 앞으로 계속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원칙과 목표를 생각하자. 시간은 많고 기회는 계속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