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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세계를 뒤흔든 금융쇼크 ①블랙 먼데이[4]
추천 8 | 조회 21593 | 번호 4634 | 2015.07.12 16:16 펀드슈퍼마켓 (simamoto1***)

1987년 10월 19일 미국 뉴욕증권시장은 문을 열자마자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 개장직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이날 하루 동안에만 무려 22.6% 폭락했기 때문이다. 월요일이었던 이날은 세계 금융사에 ‘블랙 먼데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됐다.


사실 ‘블랙 먼데이’의 원조는 1929년 10월 28일이었다. 역시 월요일이었던 이날 뉴욕증시가 12.6% 하락하자 주요 통신사와 신문들이 ‘블랙 먼데이’라는 용어로 기사를 타전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하지만 세계를 휩쓴 대공황의 시작을 알린 이날의 하락폭도 1987년의 블랙 먼데이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1987년 이후 지수 폭락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된 이날의 하락률은 미국 역사상 최대였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블랙 먼데이

역사적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날은 공교롭게도 월요일인 경우가 많았다. 1997년 10월 27일, 1998년 8월 31일 월요일에도 주가가 대폭락해 ‘블랙 먼데이’가 회자됐고, 2001년 9월 11일 금융시장은 물론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9.11테러 역시 월요일에 발생했다.

하지만 1987년의 주가대폭락은 그 이전과 이후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가 큰 사건이었다. 속절없이 폭락하는 주가 때문에 이날은 주식매매 자체가 완전히 마비됐고, 목숨을 끊는 투자자도 여럿 생겨났다.

특히 이 충격은 미국 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나가 전 세계 주식가치 가운데 1조 7000억 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공황국면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 날 폭락의 명확한 원인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브레디위원회’로 불렸던 미국대통령직속 특별위원회, 미국회계검사원 등이 대폭락의 원인 규명에 매달렸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명쾌하게 찾아내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




불길한 징조, ‘루브르 합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1987년 블랙 먼데이의 원인을 그해 초 있었던 ‘루브르 합의’에서 단초를 찾고 있다.

1987년 2월, 미국·영국·서독·일본·프랑스 등 이른바 당시 ‘G5’ 재무 장관들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모였다. 2년 전 있었던 ‘플라자합의’ 이후로 미국 달러화가 너무 떨어졌고, 그 탓에 일본과 유럽의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국의 경제정책을 조정해 환율 흐름을 바꾸기로 했다. 미국은 긴축에 나서 달러화를 끌어 올리고, 일본과 유럽은 확장정책을 펼쳐서 통화가치를 낮추기로 했다. 이른바 ‘루브르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본은 루브르 합의대로 확장정책을 이행했지만 유럽에서는 경제대국인 서독이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돈이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독일 마르크화는 예상과 달리 계속 오르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루브르 합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됐다. 주식 투자자들은 이를 주요국들의 공조가 균열을 일으키고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투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것이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를 설명하는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블랙 먼데이가 남긴 교훈

경제전문가들은 당시 1982년 이후 5년 넘게 상승장을 이어가던 미국증시가 계속되는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결국 폭발했다고 진단한다.

미국 정부와 경제학자들은 이를 통해 금융시스템은 스스로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리스크는 끊임없이 시스템 안에서 옮겨 다닐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금융시장 자체가 스스로 리스크를 외부로 넘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거래가 있는 시장에서는 누군가는 이득을 보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손해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블랙 먼데이의 반복은 잘못된 금융당국의 대응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시장이 붕괴위험에 직면할 경우 원인과 무관하게 일단 중앙은행이 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심어준 것도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987년은 물론 1998년, 2008년에도 초기 대응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선 바 있다. 대공황으로 이어진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같은 상황을 두려워한다는 시각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들이 시장을 받쳐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대마불사’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셈이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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