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부자의꿈내집마련부터]직장이 평생 당신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7]| 직장이 평생 당신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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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했고 자산관리공사에서 오래 근무하고 명예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둔 분이 요전 날 계속 필자를 만나기 길 자청해 시간을 정해 백화점인근에서 그분과 동행한 노신사 한 분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대학원후배인 큰 형님뻘 되시는 분이 필자를 직접 만나고자 하는 게 아니고 한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료가 자꾸 필자와 상담하고 싶다고 해서 주선하는 자리였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분은 누가 보기에도 튼튼한 직장이 있음에도 신기하게도 아직까지 내 집을 가져본 적이 없는 분이셨다. 식사를 하는 도중 필자는 너무 놀라 "정말이요"라고 되물었고 그 분 얘기로는 여태껏 지방에서만 근무해 그 동안 마음 편히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관사에만 가족들이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 몇 십 년 동안 날로 오르는 집 걱정 않고 살았으나 갑자기 관사도 없는 서울로 발령받아 오십이 넘는 나이에 전세를 얻자니 친척들과 친구들 보기 불편하고 해서 얼마 되지 않은 자금이지만 시세상승 가능한 적당한 아파트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요즘 한창 사기로 서민들을 울리고 있는 장지지구의 철거가옥 재테크에 대해서 넌지시 물어보았다. 50평생 내 집이 없이 재테크에 문외한인 지방분들도 서울의 장지지구 철거가옥을 얘기하는걸 보니 강남지역 기획부동산에 의한 서민들의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이해가 갔다. "싼게 비지떡""서울사람들은 살아있는 사람 코도 베어간다"란 말이 있다. 역시 부동산에도 일맥상통하는 말로 이분은 서울강남의 대체할 주거지인 장지지구로 입주할 철거가옥을 불과 몇 천만원에 매입하면 32평 장지지구 아파트의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는 기획부동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이다. 하지만 이분이 재개발주택 매입구조만 조금만 이해했더라도 재테크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질문을 필자에게 하지 않았을걸 라는 아쉬움을 가지게 만들었다. 장지지구 철거주택도 속지 않고 매입했다고 할지라도 추후 재개발같이 일정평형이상에 입주하려면 따로 상당한 추가 부담금을 내어야 한다. 물론 재개발에 투자하고 나서 1년이 더 지체될 때마다 추가로 내는 금융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강남기획부동산을 거쳐 가는 대부분의 철거주택은 이미 지분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어 투자가치가 별로인 일정평형이하의 임대주택을 시로부터 받거나 시에서 인정하지 않은 철거가옥 옆의 구옥을 철거가옥이라고 매입을 주선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또한 시에서 원래 철거가옥주에게만 주는 일명 딱지를 아파트를 짓기 전 불법전매로 서민들에게 중개해서 결국에는 재산권 행사를 못하게 만들거나 최초 철거가옥주에게 재산권 행사조건으로 현 시세보다 높은 거액의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필자는 철거가옥 매입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상담한 뒤로 바로 유망아파트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방 같으면 2억 정도의 자금으로 30평형대 아파트를 충분히 사고, 또 남는 자금으로 차량도 중형차로 바꿀 정도의 호기를 부릴 수 있으나 서울에서는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는 어림없는 자금이었다. 결국에는 그 분의 자금여력에 맞게 아직까지 저평가된 새로 개통될 9호선 인근의 아파트를 몇 개 추천해 드렸으나 연령이나 가족들을 생각해 30평대의 아파트는 본인의 자금으로는 무리였다. 따라서 지렛대효과를 이용해 그분에게 맞는 1억원 정도의 대출을 알선해줘 50대 중반 느지막하게 내집마련에 성공하였다. 필자는 훗날 그분이 필자가 추천해드린 아파트를 계약하고 바로 감사전화를 했을 때 뒤늦게나마 축하해줘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왜냐면 이분의 주변 환경, 즉 안정된 직장에서 제공되는 높은 연봉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관사가 결국엔 그분의 동기들보다 재산형성과정에서 최소 수억원의 기회비용을 앗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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