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옛 말이 있습니다. 습관의 무서움을 뜻하는 말인데요. 재무설계에서도 이 부분은 일맥상통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연령대에 상관 없이 공통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신혼 때의 습관으로 40대, 50대의 장래 여유자금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 초기에 재정 지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집안의 저축 습관, 나아가서는 아이를 키울 때, 은퇴 시기 축적 재산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여, 저는 다른 때 보다 신혼 전후의 재무설계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항상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재무설계 이전에 부부께서 꼭 생각하셔야 할 부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보세요.
결혼은 두 사람이 '같이 산다'는 부분에서 출발하지만, '서로의 삶' 이라는 부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최소 20년 이상 각자 생활했던 부분을 조화시켜야 하는데요. 수입과 지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급여 부분에서 본다면 사실, 부부간의 차는 존재합니다만 신혼부부(요즘엔 거의 맞벌이지요)간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혼 전의 소비 습관에 따라 쌓이는 금액은 많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남성분들이 여성분들에 비해 사회 활동이 많아서인지, 같은 급여 수준임에도 수중에 남는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제는 같이 생활하므로 지출 수준, 서로간의 한도, 경조사 때의 분담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투자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란, 원금 손실의 위험을 안고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 사용해야 하는 돈, 전세값을 올려주기 위해서 준비할 돈이라면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으로 준비해야 하나 은퇴자금, 아이 교육자금 등은 시중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 또한 부부간의 성장 배경에 따라, 생활 습관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집니다. 보수적 성향으로 돈을 축적했다면, 갑작스럽게 주식이나 펀드를 하기엔 덜컥 겁이 날 것입니다. 반대로 주식이나 펀드를 꾸준히 해 오신 분이라면 정기적금으로만 돈을 모으는 게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구요. 서로간의 역할을 분담하여 누가 좀 더 공격적으로 장기적인 저축을 담당할 것인지 누가 안전하게 돈을 모을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 주거에 관심을 높이세요.
편안한 내 집 마련은 누구나 갖고 있는 로망 중 하나입니다. 정원이 딸려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안락한 집까지는 무리더라도, 조그맣게나마 자신의 소유로 된 집이 있다는 것에 사람들은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집을 구매할 정도의 구매력을 가진 신혼 부부는 많지 않습니다. 공간의 변화는 결혼 후 가장 큰 변화사항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물론, 전세, 월세 등으로 자취 생활을 해 본 분들이라면 다르겠지만, 부모님과 동거하다가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굉장히 큰 스트레스 중 하나입니다.
무턱대고 집을 구매한다면 주거부채로 인한 고정지출의 증가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지출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인 자산축적은 늦어집니다. 거주용 부동산의 경우, 쌓여있지만 유용할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막상 구한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작게는 집 안의 가구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크게는 구성원의 수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가 생기게 되면 집을 넓혀야 합니다. 부부만 살 때와는 또 다른 공간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연로하시어 모시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 또한 평수를 넓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주거란, 공간적, 시간적, 향후 미래까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가장 큰 부분입니다.
세번째, 계획을 세우세요.
여행 준비, 시험 준비, 취업 준비 등등 누구나 모든 일에는 계획을 세우고 시작합니다. 일시적인 변화에도 준비해야 하는 게 당연시 여기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삶' 에도 충분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얼마 전, 생각지도 못하게 아이가 들어선 신혼부부를 상담했습니다. 집과 비상금을 미리 마련하려 했던 계획이 순식간에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미리 충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더군요. 물론, 아이가 생기는 것은 축복이지만, 부부는 많은 부분을 기회비용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래는 제 멘토 중 한 분께서 말씀하신 본인의 이야기입니다.
'31살에 결혼을 했지만 5년 뒤에 아이를 가졌다. 당시에도 만혼이라 주변에서 말했지만 첫째는 정말 늦은 나이에 태어났다. 일부러 출산계획을 늦게 세웠다.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갖기엔 일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했고, 집도 여유공간이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 만약 곧바로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답답하더라'
출산을 한 예로 들었습니다만, 이 밖에도 준비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네번째,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예전의 부모님 세대와 요즘의 부부 세대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교육 수준, 생활 환경, 경제 환경 등등의 편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께 경험을 듣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요즘엔 누구나 전문가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자신들에게 맞는 전문가인지 알기란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서로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확한 판단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원선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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