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요즘 집이야기를 하면 푸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합니다. 강남불패, 버블세븐 등의 수식어와 함께 한 때 최고의 투자수단으로 불리기도 했었던 것인데 말이죠. 그렇다고 나는 차라리 집이 없어 하우스푸어가 아니니 차라리 낫네 내지는 부동산은 끝났다고들 하니 관심을 갖지 않겠다 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집은 삶에 있어서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는 사실 부동산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공인중개사나 부동산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재무설계 칼럼에서 굳이 이 부분을 집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은 푸어 힐링보다는 집에 대한 재무설계적인 이야기가 지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집은 감성재
사실 집은 돈을 불려주는 것이기 이전에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 가족이 안정적인 주거를 향유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직장 혹은 학교까지 너무 멀지 않고, 주거환경이 쾌적해야 하고 그렇습니다. 주거의 만족을 위해 어디가 내가 살기에 편한 곳인가 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집은 시간이 지나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익숙해지고 편하게 느껴지고,
굳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보다는 지금 사는 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은 감성재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러한 특징이 집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아파트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불리셨다는 분들도 몇 채의 아파트가 반경 3km에 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살기도 편하고 좋은데 마침 집값도 오르니 근처에 작은 아파트를 전세 끼고 한 채 더 사고 그런 식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들은 아파트 값이 오르게 되면 같은 곳에 여러 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니 재산평가금액은 한 번에 크게 오르지만, 한 번에 너무 큰 차익이 발생하다보니 세금 때문에, 반대로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도 거래가 안 되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전세로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은 최근 몇 년간의 전세대란으로 한도만큼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월세대신 이자를 내며 살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을 보냈던 곳이라 다른 곳으로 이사할 엄두도 못내는 것인데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이면 사실 경기도로 눈을 돌리면 새로 구성된 택지지구에 비교적 새 아파트 전세는 물론 구입도 가능한 정도이고 직장마저도 더 가까워지는데 살던 곳을 떠난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지요.
집에 대한 재무설계적 이야기는 감정적인 것을 배제하고 주거의 만족을 찾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에서부터 푸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내 집 마련? 꼭 집을 사야지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라는 제도는 참 좋은 제도입니다. 월세에 비하면 아주 낮은 비용으로 꽤 괜찮은 주거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낮고, 집값도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세 끼고 집을 사서 투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세로 임대를 하는 것은 매력이 없죠. 이미 전세가 인상분은 월세로 전환하는 식의 반전세 주택이 빠르게 늘고 있고 전체 주택 중 월세거래건의 비중이 50% 수준이라고 합니다. 지금 꼭 내 집 마련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주거형태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황철순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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