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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펀드의 부활을 꿈꾸며[4]
추천 0 | 조회 9518 | 번호 2398 | 2013.06.14 09:23 투자자보호재단 (inv***)

강지영 책임연구원

 

한 물간 펀드?

 

 혹시 빅데이터(Big Data)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인터넷, SNS의 발달로 굉장히 많은 양의 정보가 아주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고 있는데, 이를 빅데이터라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빅데이터로 인해 유사 이래 처음으로 인류가 인간행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만큼 최근 엄청나게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는 보통 어떤 귀납적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각종 조사를 수행하는데 당연히 모든 대상을 조사할 수 없으므로 ‘표본’이라고 하는 조그만 그룹을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을 아무리 엄격하게 통제하여도 ‘표본’이 전체 조사대상을 모두 설명하지 못하는 대표성의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빅데이터는 그런 문제점을 한 방에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빅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그림1> 시들해진 펀드의 인기

 (출처 : 네이버트렌드, 2013년 5월)

 

 이런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표 금융투자상품 ‘펀드’의 인기를 한 번 점검해보자. <그림1>은 한 유명한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트렌드 분석 프로그램에서 ‘펀드’를 검색한 결과이다.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특정시기에 사람들이 그 단어를 해당 포털사이트에서 얼마나 검색했는지 보여주는데, 펀드의 경우 2007년~2008년 정점을 찍고 이후 급하강하여 지금은 바닥에서 맴돌고 있다. 시들해진 펀드의 인기가 대번 느껴진다. 펀드설정액이 2008년 4월 388조원에서 2013년 4월 현재 331조원으로 약 14.4% 감소한 것을 보면, 역시나 시들해진 인기가 투자금액의 감소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펀드는 이제 ‘한 물 간 상품’인 걸까?
 
펀드에 관한 나쁜 기억

 

 우리는 펀드에 관한 나쁜 기억이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펀드투자자산이 반토막나자 실로 많은 투자자들이 충격, 아니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가 펀드에 투자한 돈은 늙어서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살려고 한 푼 두 푼 모은 노후자금이거나 당장 다음 달에 치룰 주택구입잔금, 대학등록금으로 쓰려고 마련한 돈, 결혼자금으로 모은 돈 등으로 그들의 삶과 바로 맞닿아 있는 돈이었다. 펀드가 반토막 났다는 것은 그들의 삶이 반토막 난 것과 진배없었다. 금융위기 바로 직전, 펀드는 우리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줄 듯 싶은 꿈의 상품으로 다가왔었기에 그만큼 배신감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충격으로 우리가 펀드에서 너나없이 돈을 뺄 때 오히려 펀드에 돈을 부은 사람들이 있다. 소위 부자들이다. 펀드는 크게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나뉘는데, 공모펀드는 자산이 많지 않은 일반사람들이 활용하는 상품이고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와  소수의 돈 많은 사람들 몇몇이 모여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림2>를 보면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4월 271조에서 2013년 4월 현재 196조원으로 약 28%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2008년 4월 117조에서 2013년 4월 현재 135조원으로 오히려 약 15.3%가 증가하였다. 왜 부자들은 펀드를 버리지 않은 걸까?

 

<그림2> 공모펀드 VS. 사모펀드 설정액 추이

(출처 : 한국금융투자협회, 2012년 5월)


꽤 괜찮은 투자상품, 펀드

 

 부자들이 펀드를 외면하지 않은 것은 펀드가 꽤 괜찮은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펀드는 기본적으로 서민들도 자본시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도록 투자의 장벽을 낮춰준 획기적인 상품이다. 자산규모가 적거나 투자 및 투자 관련 법무․세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어렵지 않게 국내 및 해외의 각종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또한 펀드가 주춤하는 사이 대안투자로 떠올랐던 랩어카운트나 ELS 등과 비교해 접근성이나 투명성, 투자자보호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동안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하 재단)은 펀드에 대해 쓴 소리를 많이 하였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이는 펀드가 나쁜 상품이어서 배제해야 한다는 쪽이 아니라, 더 많이 활용되기 위해 개선할 사항을 지적하는 입장이었다.

 

 지난 3년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최고수익률이 연 44.11%이고 최저는 연 –7.68%로, 상품별로 차이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연평균 6.96%를 기록하여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지만 현재 예금금리가 2~3% 수준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장기적인 자산관리 방법으로 무시해서는 안 될 매력적인 상품임에는 틀림없다.

 

<표1>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현황

(단위 %)

최근 1년

최근2년

최근3년

평균

3.94

23.49

(연 11.12)

22.39

(연 6.96)

최대

66.04

331.68

(연 107.78)

199.29

(연44.11)

최소

-26.73

-30.18

(연-16.44)

-21.31

(연-7.68)

(자료 : 한국금융투자협회, 2013년 5월)

 

 지나고 나서야 무슨 소리인들 못하겠냐고 하겠지만, 2008년 반토막 난 펀드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로 돌아선 상태이다. 당장 필요 없는 돈이라 묻어둘 여유가 있었던 투자자들은 적절한 시점에 환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반토막 펀드의 가장 큰 결점은 상품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여유가 없는 생활자금들을 끌어다가 펀드에 쏟아 붓게 한 판매행태와 투자자의 성급한 투자방법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이 달라진 펀드 시장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펀드 시장에 불거진 여러 문제들은 지난 5년간 시행된 지속적인 제도적 보완으로 많이 개선되었다. <표2>를 보면 표준판매매뉴얼의 보급, 공시제도의 개선, 부당한 펀드비용 수준의 조정 등 펀드 판매행태를 개선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금감원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펀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하여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이보다 앞선 2007년부터 매년 펀드판매회사 평가를 실시하여 판매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그 점수를 보면 2008년 68점에서 2012년 74.4점으로 많이 상승하였다.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간의 펀드시장 개선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표2> 펀드시장 개선을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2008년~2013년 5월)

주요내용

발표일

펀드 판매관행 개선을 위한 표준매뉴얼 보급 등 추진

2008년 3월

펀드 판매시장 선진화 방안 추진

2008년 9월

체감식 판매보수 체계 도입

2008년 10월

펀드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 마련

2008년 11월

자본시장법에 따른 펀드판매절차 등 이행사항 서면 점검

2009년 2월

가입절차 및 펀드투자 정보 등 현명한 펀드투자 안내 실시

2009년 2월

투자자가 알기 쉬운 펀드 명칭 표기기준 마련

2009년 3월

펀드 판매 관련 미스터리 쇼핑 실시

2009년 3월

판매보수 차등화 및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 실시

2010년 1월

펀드 판매보수 및 수수료 인하 추진

2010년 3월

쉽고 유익한 펀드 운용보고서 정착 추진

2010년 5월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한 펀드 공시제도 개선

2010년 6월

투자자 보호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투자권유제도 개선

2010년 7월

판매보수율 체감방식 개선

2011년 9월

온라인 판매채널 활성화 및 판매채널 다각화

2011년 12월

계열 판매사, 운용사 규제 강화

2011년 12월

소규모펀드 청산 지속 추진

2012년 1월

모바일펀드정보서비스 개발(금감원, 협회)

2012년 3월

펀드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자산배분펀드 허용

2012년 8월

펀드 성과연동 운용보수 도입 추진

2013년 5월

(자료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투자자도 바뀌어야

 

  그러나, 이런 제도적 보완만으로는 부족하다. 투자자 스스로도 자신의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얼마 전, 원주에서 금융강의를 진행하였는데 수업이 끝나고 한 60대 여자 분이 질문을 하셨다. 증권회사에 돈 7,000만원을 넣었는데, 계약할 때는 언제든지 원하면 돈을 돌려준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며칠이 걸린다는 둥 핑계를 댄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펀드 환매하는 데에 시일이 소요되는 것이었는데, 본인은 ‘펀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1차적으로 이런 분을 펀드에 가입시킨 증권회사의 잘못이 크지만 7,000만원이라는 큰 돈을 투자하면서 상품의 기초 특징도 숙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문제이다. 아무리 투자자보호제도가 발달해도 본인이 넋을 놓고 있다면 돈은 손가락 사이로 술술 빠져나가게 마련이다.   
 
 먼저, 자신에게 펀드라는 투자 상품을 활용할 여유가 있는지 점검하자. 혹시나 손실을 보면 치명적인 생활자금은 절대 투자하면 안 된다. 여유롭게 환매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또한 펀드의 운용규모나 기간을 살펴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었는지 파악한다. 정보가 없는 신생펀드, 만들어진 지 2~3년이 지났는데도 펀드규모가 작은 인기 없는 펀드는 피해야 한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홈페이지에서 “맞춤형 펀드 검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몇 가지 선호를 입력하면 우리가 주목해 볼 펀드를 골라주고, 펀드의 세부 특징 및 판매회사도 살펴볼 수 있다.

 저금리 시대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를 기웃거리는 것보다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해진 펀드를 다시 돌아보고, 제대로 투자를 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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