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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은퇴 준비의 시작은
추천 0 | 조회 1835 | 번호 2387 | 2013.05.14 14:44 투자자보호재단 (inv***)

박병우 사무국장

 

 2년쯤 전에 퇴직한 오십 중반의 친구가 아들이 군복무 중이고 딸이 곧 시집갈 예정이어서 살고 있던 대형 평수의 아파트를 전세주고 작은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이사하였으며, 그 차액으로 조그만 오피스텔을 하나 사고, 거기서 나오는 월세를 받는다고 자신의 현명한 재테크를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월급만 받으며 살아오다가 막상 퇴직하게 되어 걱정이 많았는데, 비록 작은 돈이지만 월급처럼 월세를 받으니 오죽 스스로 대견하였을까? 연금을 받으려면 10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것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던 차에 마침내 해결책을 잘 마련하였다고 생각했음직하다. 그는 유사한 오피스텔 몇 개를 더 사두면 앞으로 노후생활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친구들에게 자랑겸 권유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즐거움도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오피스텔을 구입할 당시에 그 지역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았으나, 불경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지속되면서 그 지역의 월세도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연말에 만났을 때 들은 얘기로는 그 오피스텔의 월세가 은행이자 정도로 줄어 들었으며, 세금이나 기타 경비를 제하고 나면 사실상 적자라고 하였다. 아직은 최초 구입가격 보단 시세가 올라있다는 점이 다소 위안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오피스텔 건물에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어 떨어진 지금의 월세마저도 앞으로 계속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오피스텔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을뿐더러 거래도 거의 안 된다고 걱정을 토로하였다. 그는 오피스텔 외에도 강남에 40평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현금도 웬만큼 가지고 있어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중상류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상류층의 경우에도 저성장세가 고착화되고 80세 이상까지 살게 되는 노령화 시대에는 가진 재산으로 아들과 딸을 결혼시키고 지금까지 살아온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바램을 충족할 수 있지 의문스러운 상황이 닥쳐온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단지 특정인 한 사람만의 경우가 아니고 중상류층 전반에 보편화되고 있다. 하물며 중산층 이하에 속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갑갑할까?

 

  새해가 되어도 세계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 속에 끝이 보이지 않는 침체의 터널을 가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는 다소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그것으로 세계 경기의 국면 전환을 나타내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더욱이 연초부터 급속도로 원화가 절상되면서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양상은 한층 더 심해지고 있다. 일부 재건축단지에서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상황 등을 고려하면 침체 탈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과도한 규모의 가계부채무게에 눌려 부동산 시장이 붕괴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거는 기대감이 없지 않지만, 새 정부의 힘만으로 하루아침에 경기를 호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새 정부가 계획하는 복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며, 노령화 및 운용 수익률의 저하 등으로 국민연금의 지급시기가 늦추어지고 그 규모도 줄일지 모른다는 어두운 전망도 들린다. 이렇게 어려운 와중에 세금은 올라갈 것이며, 연금 수입은 감소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노령화, 소득양극화, 청년 실업 등 경제를 위협하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호전될지는 모르지만, 조만간 그러한 문제들의 근본적 해소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불확실하고 답답한 상황에 처해서 개인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한때는 노령화에 대비한 미래 소득을 만들기 위하여 은행 예금이나 적금 등 안전 위주의 소극적인 자산증식방법에서 벗어나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투자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자산운용방법을 권하는 주장이 솔깃하게 들렸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그러한 방법이 투자위험만 커지고 보잘 것 없는 실적을 초래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 지금, 우리는 새롭게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상황이 복잡할 땐 문제를 단순화시켜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자. 우리는 시장이 조만간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하여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처럼 주가지수가 오랜 기간 침체한 때에 과감하게 투자한 후 훗날 상승하기를 기대하는 투자방식을 지양하여야 한다. 즉, 수익의 불확실성을 내포한 부동산이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는 신중하여야 한다. 만일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이나 주식 또는 주식형펀드 등에 투자한 비중이 크다면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소 여유자금이 있어 그러한 위험 자산에 투자하고자 할 경우에도 투자 시기를 미루거나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장기ㆍ분산투자” 원칙에 의거하여 여유자금을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자산증식 방법이 요즘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래의 불확실성이 우리의 경제 후생을 뒤흔들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대신 우리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일에 집중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절약이 바로 그것이다. 불요불급한 것이 아니라면 지출은 미루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지출하도록 한다. 자산증식이나 관리 면에서 우리가 할 수 절약행위는 세금과 비용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복지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에 정부가 발표한 과세제도의 변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하되었다. 은퇴 이후의 소득은 금융소득의 비중이 높아지기 마련이므로 어떻게 절세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하여 금융소득의 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 동안 금액에 관계없이 비과세였던 즉시연금이 2억원 이하인 경우에 대해서만 비과세하기로 한 조치, 그리고, 주택연금에 대한 소득공제(200만원 한도)의 신설 등은 노후생활을 계획하는데 매우 중요한 참고사항이다. 한편, 연금저축의 투자한도를 기존의 1,2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증액한 점도 충분히 활용하여야 한다. 증액된 부분에 대하여 소득공제가 되지 않더라도 나중에 연금식으로 지급받으면 유리한 세율이 적용되어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다소 적거나 젊은 층은 새로 도입된 재형저축에 가입하면 좋다.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3,500만원 이하인 개인 사업자가 재형저축에 가입하여 7년 이상 유지하면 그 수익금에 대한 세금(15.4%)이 면제된다. 세금 1% 또는 2%가 비록 작아 보일진 모르나, 그 작은 돈이라도 복리로 증식되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1) 위험을 내포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여야 한다. 예컨대,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성장형 펀드 보다 인덱스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게 하면 1% 이상의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유사한 투자위험과 기대 수익을 갖는 상품이라면 소득공제 등 절세가 가능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과 같은 암흑기에 우리가 유의할 점은 고수익을 노리는 유혹을 경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대선테마주도 그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아무도 진위를 알 수 없는 “미래예측”에 기대어 단기간에 큰돈을 벌어보겠다는 미련을 과감하게 떨쳐 버리고 보다 보수적으로 자산관리에 임하여야 할 때이다. 불확실한 시기의 자금운용은 합리적으로 절세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최선이다. 상식적인 얘기이지만, 절약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자산증식방법이다.

   

 앞서 예를 든 지인들 모임에서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여 자신의 생활패턴을 검소하게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한지 따져 보고 그렇지 않다면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자는 의견, 그리고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건강에도 좋고 환경보호에 도움도 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인 은퇴 준비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데 모두들 동의하였다. 

 

1) 1억을 10년간 연 10% 수익률로 운용한 경우 1% 차이는 1,680만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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