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말 금융 감독원은 가계 대출의 60%를 넘어서는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한 거치기간 연장을 제한하는 방침을 내렸다. 그 만큼 올 한 해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가계 대출의 부실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보통 3년이나 5년 안팎의 거치기간을 두고 20~30년에 걸쳐 나눠 갚는 방식으로 주택대출을 취급해 왔다. 대출자의 거치기간이 만료되면 거치기간을 연장해 주는 방식으로 원금상환을 유예해 주었다. 이러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의 84%가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납입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분기까지 주택대출은 모두 273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거치기간 연장 또는 만기 일시 상환 대출이 229조48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거치기간에는 이자를 아무리 갚더라도 원금 자체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대출자들로선 이자만 갚다가 집값이 오르면 집을 팔아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겠다는 계획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집값 상승 추세가 꺾이면 대출자의 부담이 커져 부실화될 위험이 커지는 대출이 바로 부동산 담보 대출로 꼽힌다. 결국 거치기간 연장은 폭탄 돌리기의 또 다른 의미인지라 부동산 경기와 금리 정책에 따라 일반 가계가 가져갈 금융 비용은 위험한 외줄타기 곡예가 될 위험 소지가 크다.
l 대출 갈아타기가 정답이다?
위와 같은 대출의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금융 기관에서는 대출자에게 거치 기간이 만료가 된 대출을 다른 금융 기관 등의 대출로 갈아타는 방법을 많이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비단 부동산 담보 대출뿐만이 아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신용회복기금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환대출 서비스의 경우 신용도가 낮고 담보가 없어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저축은행이나 대부 업체 등에서 고금리의 대출을 받은 서민들을 위해 고금리를 은행권의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 주는 대출 서비스 역시 대출 갈아타기의 일종이다. 실제 7등급부터 저 신용자까지 적용되다 보니 실제로 혜택을 입는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는 전환대출을 다루는 시중은행의 창구에서까지 접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외에도 금융 기관에서 새롭게 출시한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지는 않더라도 가계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부채의 전이도 사실 무시 못 한다. 부채 전이란 대출의 금리 인상과 금융 접근성의 악화로 담보 대출에서 신용 대출, 특히 신용카드와 연계된 신종 대출 상품과 이들 상품에 대한 마케팅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신종 대출 상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부채의 질적 악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실상 가계 부채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을 갈아타면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경제의 거대한 리스크인 대출 부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 되지 않은 채 다만 내 앞에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아주 잠깐 등 뒤로 감춰 놓은 정도로만 문제를 해결한 결과다. 부채 전이와 금융권 마케팅과 같은 야합으로 만들어내는 제도적인 부분에 철퇴를 가하고 규제를 만들어야 하는 사회적인 해결책이 가장 시급하지만, 실상, 전환 대출 서비스를 받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혹은 담보 대출에서 신용 대출로 부채를 전이시켰다 하더라도 일반 가계에서 실천해야 할 지침들이 병행되지 않고는 우리 집의 가계 대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l 주택 담보 대출의 불안전성 – 가정 안에서라도 먼저 답을 찾자.
1. 소득 착각을 경계하자.
일반적으로 맞벌이 가정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외벌이 가정보다도 더 많이 번다는 생각, 때에 따라서는 2-3배나 되는 높은 수입에 대한 안도감은 지갑의 긴장감을 늦추고 방만한 소비를 일으킨다. 게다가 수입을 연봉 개념으로 생각해 일년 열 두 달 평균을 나누어 생각해서 지출을 하다 보면 현금 흐름 상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인센티브나 보너스가 들어오는 달에 적자를 해결하다 보니 이러한 오류에 대한 인식도 없거나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40대 중반의 맞벌이 부부의 평균 수입은 660만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660만원인 달은 일 년 중 6개월이고 나머지 6개월은 550만원이 실질 소득이었다. 게다가 부부의 자녀들은 기숙사 학교에 다니다 보니 자녀들 교육비로 쓰는 비용만 한 달에 180만원에서 200만원이었다. 결국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 200 여 만원을 제한 350에서 370만원이 실제 소득인 셈이다. 더더군다나 곧 부인이 대학원을 진학할 예정이라 교육비는 더 늘어날 전망이며 수입은 오히려 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내 수입이 660만원이라고 생각할 때의 지갑의 긴장감과 350만원일 때의 긴장감은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자신의 수입에 대해서 이렇게 냉정하게 바라보는 대출자는 많지 않다.
실상 전환 대출을 받았거나 대출을 갈아탈 때도 이와 비슷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소득은 늘지 않았지만, 지출 그 중에서도 고정 비용인 금융 비용의 이자가 줄었다는 생각에 쓸 수 있는 돈 즉 가처분 소득이 더 늘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지출을 늘리는 대출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대출을 갈아 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금 흐름은 더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금리의 차액 부분만큼 저축을 해서 비상금을 모으거나 부채의 원금 일부라도 갚을 수 있는 돈을 모아야 하지만 실제 소득이나 수입에 대한 착각이 거꾸로 가계 재무 건전성에 빨간 불을 들어오도록 만들고 있다.
2. 2011년 가계 지출 다운사이징에 도전하자.
많은 가정 내 지출 항목과 개수가 머리 속에서 관리할 만큼 그렇게 뻔하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소득도 일 년 열 두 달 다를 뿐만 아니라, 지출 역시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것 외에도 수시로 지출되는 항목 등 의외로 많다. 또한 생각지도 못 하게 돈 쓸 일들이 매월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마이너스 현금 흐름임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가계 지출 구조 개선이 쉽지 않다.
가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출 항목은 신용카드 결제 금액을 포함한 금융비용, 교육비(사교육/공교육 모두 포함) 그리고 보험료 수준이다. 문제는 상당수의 가정이 이 세 가지 항목의 비율을 합하면 80%에 육박한다는 사실이다. 실상 300만원을 벌고 있다면, 이 세 가지 항목만으로도 240만원의 돈이 나간다는 것이다.
그 수많은 지출들에는 다 저마다 핑계와 이유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지출하며 살 수 없다. 소득과 수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현금 흐름일수록 지출 구조 조정은 필수다. 그것도 관리하는 사람 독단이 아닌 가족 모두가 둘러 앉아서 함께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한다. 가족들 저마다 하고 싶은 일들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이다. 서로간의 의사 소통을 통해서 가정 내 지출의 우선 순위를 정해 보고, 적절하게 배분하는 작업을 함께 하자. 예산 계획이다.
계절이 바뀔 때를 대비해 옷장 속을 정리해 볼 수도, 창고를 정리해 볼 수도 있다. 연말 연시 대목을 맞이한 백화점과 쇼핑 몰 등 때면 습관적으로 하곤 하던 쇼핑을 잠시 미루고, 집안에 있는 것을 먼저 정리해 보고 사야 할 품목을 재점검하는 방법 등을 통해 소비 습관을 조금씩 고쳐나가자. 디드로 효과인 소비가 소비를 부르는 습성으로 인해 쇼핑을 자제 하는 것만으로도 고정 지출 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제의 출발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가정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선택을 했다면 분명히 제대로 잘 집중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항목들도 있어야 가정 경제가 무리 없이 유지될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분명 올 한 해도 예측하지 못 한 지뢰 같은 일들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비상금으로는 마이너스 통장을, 미래에 대한 지뢰는 보험으로 준비한다는 습관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재무 목표를 세워 보자. 한 가정 한 가정에서 실천한 건전한 가계 소비 지출 구조 개선이 우리나라 가계 재무 건전성의 빨간 불을 최소한 주황 색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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