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자보호재단 박병우 사무국장
한때 AA은행펀드라든가 OO증권펀드라하면서 펀드 판매회사를 그 펀드를 운용하는 주체로 오인하는 투자자가 더러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펀드 판매회사 보다 그 펀드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자산운용회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훌륭한자산운용회사라고 하여 그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성과가 항상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자산운용회사의 역량이 펀드의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펀드 투자 성과를 기대할 때 우리는 훌륭한 자산운용회사를 고르는 것에서 출발하여야한다. 그러면 훌륭한 자산운용회사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회사가 좋은 자산운용회사일까?
좋은자산운용회사란 여러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우수한 펀드매니져와 애널리스트를 많이 보유한 회사로서 투자자만을 위하여 전심전력을 다하여 펀드를운용하고 관리하는 회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투자하는 펀드에 대하여 그 회사가 모든 역량을투입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게다가 그 회사가 업계에서 정평있는 유능한 펀드매니져등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들이 펀드 운용에 최선을 다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의 모습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일전에몇몇 자산운용회사가 연기금 등 큰 손이 맡긴 자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하여 소위 ‘수익률 맞추기’ 등의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고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 얘기는개미 투자자가 주로 투자하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무성의하게 운용한 반면 연기금 등 큰 손이 투자하는 펀드에 보다 정성을 쏟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있다. 확대 해석하면 큰 손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하여 일반인들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억울하게 피해본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여하튼 이런 범법행위는 감독당국이 철저히 조사하여그 책임을 묻고 재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유사한사례가 수차레 되풀이되어 왔음을 알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한 자산운용회사는 그 명단을 밝혀 투자자가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위의사례를 거울삼아 볼 때 좋은 자산운용회사란 대형 연기금 등 소위 ‘기관 자금’을 작게 받거나 받지 않은 회사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자산운용회사의 가장 큰 고객이 되어야 가장 좋은 서비스(운용및 관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없고 힘없는 다수의개인투자자 보다 소수의 기관 투자자가 맡긴 자금에 대하여 적은 노력으로 보다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운용회사 입장에서는 기관투자자에게상대적으로 많은 배려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많이 운용한다고 자랑하는회사는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 그다지 좋은 자산운용회사가 아니라 할 수 있다.
둘째, 은행 또는 증권회사 등과 계열관계인 자산운용회사 보다 주주가 독립된 자산운용회사가 좋다.
계열 자산운용회사의 경우 그 CEO는 단기적인 경영실적에 따라 평가받기때문에 펀드 운용 및 관리에 있어서 단기 실적을 중시할 수 밖에 없다. 즉, 고객 보다는 모회사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유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반면, 독립된 자산운용회사는 그 회사의 존립과 발전이 오로지 투자자의 끊임없는 신뢰와 지지에 기반하여유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고객 중심의 운용철학을 상대적으로 더 고수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에는 사례가 없지만 상장된 경우보단 비상장된 자산운용회사가 더 선호되기도 한다. 상장 자산운용회사의 경우 단기적인 경영성과나 실적에 주가가 더 민감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주주의 이익을 위하여투자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도외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금융투자협회는 모기업인판매회사(은행, 증권회사)펀드판매 규모 중 계열 자산운용회사 펀드의 비중 등을 발표하여 투자자가 참고하도록 하고 있다.
셋째, 자산운용회사의 대표이사, 특히 펀드매니져 등 운용 관련 전문인력의이동이 잦은 회사는 추천 할 만한 자산운용회사의 범주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산업은특별한 기계설비나 제조공정이 있는 산업이 아니다. 그 핵심은 인력과 그 인력이 운영하는 절차(process)에 의하여 영위되는 산업이다. 그러므로 잦은 핵심 인력의교체는 새로 온 사람이 자신의 색깔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그 회사의운용철학 내지는 고유한 색깔이 희석되거나 변질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인인력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일관된 운용전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자산운용회사의 모습으로 한가지 더 든다면 한 분야에 특화된 자산운용회사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해외 주식형펀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부동산펀드와 헷지펀드, 파생상품펀드 등 모든 유형이나 운용전략ㆍ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고 자랑하면서 백화점식으로 펀드를 출시하는 자산운용회사보다는 제한된 몇가지 유형 내지는 운용전략을 주특기로 내세우는 자산운용회사를 더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것을 잘 한다기 보다 어느 한 두 분야를 잘하도록 노력하고 그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회사가 좋다는 것이다.
이상에서말하는 몇가지 사항이 자산운용회사의 우열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투자 게임에서는절대적인 승자도 없을뿐더러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답은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산운용회사를 찾자는 것이다. 그런 회사가 되어야 일반투자자가자신의 소중한 투자 자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투자자의 평가와 행동은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에 최선을 다하는 자산운용회사가 펀드 시장의 주역일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나아가 일반 투자자와 자산운용회사가 함께 발전하는 “윈윈게임”의 펀드시장을 만드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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