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세 그릇의 볶음밥
[아이엠리치]'책상 다리와 비행기 날개 빼고 다 먹는다'는 다채로운 중국음식문화! 중국을 얘기하면서 음식을 빼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르면 '못 먹는' 것이 중국음식이다. 중국의 면면을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음식문화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좀 오래된 얘기이지만 내가 홍콩지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중에 해외 현지 체험이라는 것이 있었다. 조를 나누어 해외로 직접 나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현지의 문화를 체득하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당시 홍콩으로 나온 인원이 13명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그들과 마주친 것은 우리 지사와 같은 건물을 쓰는 중국음식점에서 였다.
한쪽 편에서 젊은 한국 친구들이 빙 둘러 앉아 십수인분 됨직한 큰 접시의 볶음밥을 전부 하나씩 앞에 놓고 먹고 있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우리 회사 신입 사원들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는데 음식을 시킬 줄을 몰라서 서로 눈치만 보다가 그 중 한 사람이 ‘난 볶음밥’하니까 전부 ‘나도,나도’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 볶음밥은 열세사람이 음식을 먹은 후 주식(主食)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었으므로 양이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 음식점 주인을 나무라긴 했지만 이 얘기는 중국음식을 먹을 때마다 상당히 오랜 기간 회자되었다.
지구상의 모든 음식 종류의 절반이 중국음식이라고 한다. 면적이 넓고 기후가 차이 나므로 지역마다 생산물이 풍부할 것이고 이 풍부한 생산물은 중국 음식의 다양함과 중국인들의 식도락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살다 보면 이들은 마치 ‘먹기 위해서’사는 사람들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중국음식을 대접할 때 중국에 오래 있었던 주재원들에게도 가장 곤욕스러운 것이 음식 주문이다. 음식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같은 음식이라도 식당마다 다르며 새로운 음식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이다.
중국 음식을 주문하거나 중국 사람들이 손님을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 할 때에는 일정한 틀이 있다. 대체로 전채(前菜)라고 하여 에피타이저 개념의 음식을 먼저 주문하는데 주로 찬 음식이어서 냉채(冷菜)라고도 한다.
중식의 냉채(冷采)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해파리초무침, 오향장육, 삶은새우, 송화단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이 주요리로 냉채(冷采)와 구별하여 열채(熱采)라고 하는데 식사하는 사람 수에 종류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섯 사람이면 다섯 가지,여덟 사람이면 여덟 가지가 되겠는데 육류와 해산물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육류는 값이 싸고 전복,새우.바다가재등 해산물이 비싼데 그 날의 음식을 보면 대략 주문한 사람의 수준이나 상대방의 접대 기준을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에 밥이나 면류의 주식을 먹게 되며 이 후 단음식이나 과일 등의 디져트가 나오게 된다.
중국에서의 모든 것은 먹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서는 우선 음식문화를 모르면 안된다. 세계화의 첫걸음은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함기수 칼럼니스트/ 세계화전략 연구소(www.bestgsi.com)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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