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008년 9월에 시작되어 12월말까지 금융위기 쓰나미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휩쓸고 지나갈 무렵, 막 입주를 시작하던 반포자이와 그로부터 약 6개월여후에 입주를 앞두고 있던 반포래미안퍼스티지가 강남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쉽사리 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미분양 물량이 많아 이를 다 소화하지 못하자 반포자이의 경우 펀드회사에 물량을 넘기는 일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시세도 분양가를 밑돌거나 분양가수준에 불과했지만 곧바로 2009년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하여 강남권의 랜드마크 지역인 도곡동과 대치동일대 주요 아파트단지보다 시세상승폭이 훨씬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예컨대 전용 84㎡형(구 34평형대)의 매매가격이 3.3㎡당 무려 5000만원이 돌파된것이다.

이는 최근의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실거래가 내역을 조사해보면 확인할수 있는데 반포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의 전용면적 84㎡형 실거래가는 15억~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그동안 강남권 일반아파트 중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자랑하던 도곡렉슬 단지의 동급면적보다 무려 2억원 이상이나 비싸다.

강남구 대치동·도곡동·압구정동에 치우쳤던 중소형 주택의 집값 판도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재건축 새아파트의 위력을 다시한번 실감케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수 있다. 실제로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의 경우 금융위기직후 필자가 매수를 권해 분양권을 10억원 내외(전용 85㎡기준)로 헐값에 구입해 1년만에 무려 5억원이 넘는 시세상승을 맛본 고객들이 적지 않다.

                (반포래미안 vs 반포자이 시세상승추이/자료:부동산뱅크)

이들 두 단지는 입주후 매매수요와 전세수요가 크게 늘면서 도곡동과 대치동, 압구정동에 비해 가격이 가파르게 급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왔고 최근의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반포자이의 전용면적 84㎡형(기준층 기준)은 지난 2월 말 최고 16억원에 거래돼 3.3당㎡ 5천만원 시대를 열었다.

분양가 기준으로는 대략 11억원선 내외에서 1년만에 무려 5억원이나 상승한것이다.  또한 반포자이의 전용면적 60㎡ 소형의 경우 최근(2010.2월) 8억 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중소형아파트가 됐다. 반포동에 이렇듯 중소형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대형건설사 브랜드에서 강남 요지에 대단지 아파트를 짓고 여기에 완벽하리만큼 주민편의시설을 갖춘것외에 교통과 학군까지 좋아 초·중·고생 자녀를 둔 수요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형과 달리 대형아파트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강남구의 기존 고가 아파트들이 반포래미안이나 반포자이보다 훨씬 강세를 보이는게 사실이다. 가령,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96㎡형의 경우 2009년말 최고 56억원에 거래된반면, 반포자이 동급면적은 올 1월 30억원에도 못미치는 28억8천만원에 신고됐다.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 단지의 대형면적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남구 대형아파트보다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전용 195㎡ 이상이 워낙 많이 포진되어 있기때문이다. 두 단지를 합치면 무려 1000여 가구가 넘는 수치고 이는 5가구 중 한집꼴이다.

그러나 강남권의 자금력이 여유있는 30~40대 젊은 수요층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 이미 반포래미안과 반포자이로 무게중심이 이미 바뀐데다 향후 반포일대 재건축이 지속적으로 진행예정이어서 강남권 고가 주택시장은 기존 대치, 도곡에서 반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의 가치는 주로 교통·학군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는데, 외국의 사례를 보면 강변의  대단지 아파트가 지역을 선도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강변을 낀 압구정·반포지역 재건축 대단지들이 초고층으로 들어서면 강남권 고가 주택시장 판도는 반포로 무게중심이 쏠릴수밖에 없을것이다. 또한 반포만큼은 아니더라도 개포지구의 경우에도 대규모의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새아파트촌으로 변모되면 반포와 함께 강남권 2浦시대를 선도할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