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자보호재단 박병우 사무국장(시티저널 5월)
요즘 주가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자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이 고민에 빠졌다. 본전이 거의 되었으니 이참에 환매하고 골치 아픈 주식시장을 떠날까? 아니면 그 동안 참고 기다린 기간과 고생한 기억이 아까운데, 혹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은행예금 정도의 이자라도 수익을 챙길 수 있지 않을까? 자칫 잘못하여 지난 1월초에 경험한 것처럼 1,700선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시 급락하지나 않을까 하는 등 여러 가지 생각으로 고민에 빠진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기에 주식형펀드 투자자의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예컨대, 투자한 금액의 손익여부나 그 크기에 따라 환매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판단기준이 있는 걸까?
이미 대부분의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섣부른 투자와 환매로 인한 아픈 경험을 몇차례 겪었을 것이다. 일부는 왜 내가 주식투자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주가는 힘을 못쓰고 비실비실하는지, 그리고 환매하면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하는지 하면서 자조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라 것이 우리 개개인의 투자나 환매에 따라 원하는 것과 반대로 그 흐름이 바뀔리 없겠지만 투자의 실패는 그런 터무니없는 핑계거리마저 생각나게 할 정도로 실패한 투자자를 참담한 처지에 몰아넣곤 한다.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이럴 때일수록 지난 과거의 실패경험을 반성하여 다음부터는 섣부른 환매나 투자결정으로부터 다시금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를 배워야 할 때이다. 그러면 최소한 투자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할지라도 뼈아픈 실패의 걱정은 다소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라면 환매여부를 결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투자동기이다. 지금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 나름대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주변의 권유나 성공사례 등에 의한 충동적인 것인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 예컨대 투자자금의 성격이나 기간 등에 대한 고민이나 판단과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다. 즉, 투자자금이 여유자금이 아니거나, 여유자금이라 하더라도 3년 이상 묻어둘 수 있는 돈이 아니라면 현재의 주가수준이나 투자한 펀드의 손익여부, 그리고 향후 주가전망 등과 무관하게 환매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주식투자란 주가전망을 고려하여 투자여부나 투자시점을 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적립식투자를 권하지 않던가? 만약 자칭 전문가라 하는 사람이 지금 투자하면 수개월내에 OO%의 수익을 올린다든가 하고 투자를 권유한다면 그런 사람이야 말로 진짜 사기꾼이거나 비전문가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주식투자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상승세를 상정하고 투자하는 것으로서 언제부터 장이 상승하고 언제부터 장이 하락한다고 예측하여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둘째, 투자자 자신의 성격이나 처지이다. 투자자가 흔히 말하는 “투자위험 회피형”, 즉 손실을 보고는 못참는 사람이라면 절대 주식투자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래도 꼭 투자하고 싶다면 소액을 인덱스펀드에 장기적립식으로 투자하기를 권하며, 투자성과의 중간 점검도 적어도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하는 등 자주 투자성과를 알아보거나 시장상황에 관심을 갖는 것은 피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투자자가 현재 투식형펀드에 적지않는 금액을 투자하고서 안절부절하고 있다면 지금 즉시 환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환매여부와 관련하여 살펴야 할 점은 바로 전체적인 자산관리상태에 대한 점검이다. 만약 자신의 금융자산중 거의 대부분 또는 상당부분이 주식형펀드에 투자된 상태라면 일부라도 환매를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투자자로서 현금수입 보다 지출이 큰 경우나, 젊은 사람이라도 모아놓은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상태라면 투자한 금액의 일부라도 환매할 것을 권한다. 이러한 투자자의 경우 자금흐름측면에서, 그리고 위험분산측면에서 장기투자를 하기 어려운 형편에 처하기 쉽고, 따라서 투자성공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현재 시점에서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환매여부를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설명하였다. 단적으로 말하면 위험한 자산인 주식 투자 내지는 주식형펀드 투자는 투자자금의 성격이나 규모가 자산배분과 분산투자 측면에서 적합한지, 투자시점에서 적어도 3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금인지, 그리고 자신의 투자성향이 어떠한지를 심사숙고한 후 이루어져야 합리적인 투자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투자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때를 종종 있는데, 펀드 환매와 같은 투자판단도 그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자산에서 투자금액의 비중이 크거나 투자자의 연령이 작을수록 잘못된 의사판단은 투자자 개인의 자산상태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좋겠지만 투자의 속성상 불가능하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비이성적인 탐욕과 합리적인 판단과의 다툼이기 때문이다. 욕심에 눈이 멀어 현재의 투자판단을 그르친다면 그 영향은 두고두고 미칠 것이다. 우리는 욕심만 앞서 정작 중요한 기본을 간과하고는 있지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따라서 작금의 시장상황에서 펀드의 환매여부를 시장의 방향성이나 전망에 대한 예측 내지는 투자원금의 회복여부에 근거하여 결정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환매여부의 판단 기준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시장의 방향과는 관계없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환매한 자금을 어떻게 할지 정하지 않고 무작정 환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 경우 무계획적이거나 비합리적 투자를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환매한 자금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이 선행된 후 환매를 실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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