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일년전이다.
1기 가정재무관리사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무척 혼란스럽고, 두렵고, 후회도 되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밝다고 생각했었고,
나의 재테크 결과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정재무관리사 수업을 들으며 우리 집 재무상태를 한 장씩 그려가면서 받았던 충격이란..
그때 느낌은 딱 이랬다.
영화 ‘메트릭스’ 1편을 보면 첫 부분 네오를 찾아온 자가 말한다. 현실에 눈뜨고 싶으면 빨간약을 먹으라고. 잠시 후 기계에 연결되어 있던 자신의 모습에 눈뜨게 되며 현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휩싸이는 주인공을 볼 수 있다.
내가 그랬다.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던 우리 집 상황이 아니었다.
준비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 보였고, 내가 알고 있던 숫자와의 차이가 너무 컸다.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도 너무 많았고, 지나치게 커져버린 불필요한 부분도 보게 되었다.
아 내가 왜 이런걸 배워서 이런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지 조금 짜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3달 동안 교육이 진행되면서 개선방안을 하나씩 배워나가며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지출을 적어보면서 한달 생활비를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년간 월별 소득을 꼼꼼히 확인하여 적어보니 내가 생각하던 것과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저축 내역, 보험 내역, 그리고 투자 실적 분석까지 하고 나니 정말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불필요한 보험 리모델링과 지출 항목 조정을 통해 매월 고정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저축 통장도 재무목표 별로 분류하여 나누어 주고, 신용카드 자르기에 들어갔다.
가계부 쓰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5월에 시작한 가계부는 쓰다 보면 일주일씩 날라가고, 여름 휴가철에는 거의 한 달이 통째로 비워졌다. 하지만 10월 비로소 제대로 된 결산을 하고 보니 예산에 맞추어 지출하는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만이 한정된 소득을 가지고 나의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월 결산을 3번 정도 하고 나니 이제는 내 몸이 알아서 지출을 조정하게 된다. 지출을 할 때 마다 이 정도면 예산의 몇%인데 조금 아껴야겠다, 이건 남으니까 조금 편히 써도 되겠구나..라는 계산이 저절로 되기 시작한다.
처음에 한달 생활비가 얼마인지 파악도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5개월에 걸친 조정기간을 걸쳐 신용카드도 자르고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전과 같은 생활비를 가지고도 내 이름으로 개인연금을 조금씩 불입하고 있다.
무언가 지출할 일이 생기면 궁리를 하게 된다. 이걸 사려면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까, 가족들에게도 나의 이런 모습이 퍽 설득력 있어 보이나 보다. 전에는 원하는걸 해주지 않았을 때 불평이었지만 나의 지출계획을 설명하고, 가계부를 보여주며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득하면 비교적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들 용돈 교육도 시작하였다.
무엇보다도 이전에 재테크에 몰입하여 수익을 쫓던 모습에서 벗어나 돈이 ‘다다익선’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나를 무척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지금 돈을 쌓아놓고 살고 있다.
전에는 신용카드 결제일이 지나면 썰렁해지던 나의 통장에 항상 현금이 있는 것이다.
지갑에도 항상 현금이 넘쳐(?)나고, 기꺼이 화폐를 통해서 거래를 하고 있다.
혹자는 그랬다, 화폐가 얼나마 더러운데 건강상 좋지 않다고.
하지만 깔끔해 보이는 플라스틱 신용카드는 더러운 정도가 아니라 해악이라는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100여 시간의 오랜 교육이지만 그 정도 시간을 겪어야만 세뇌된 나의 사고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교육은 여성부 후원으로 무료로 진행된다는 게 가강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어린이 경제교육 붐이 일고 있는데, 그 어린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먼저 이런 교육이 널리 퍼져야 될 것이다. 엄마가 바뀌면 사회가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부디 많은 주부들이 동참하여 건전한 가정경제를 세우고, 돈으로부터 편안해 지길 바란다.
가정재무관리사 1기
이 보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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