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요즘은 돈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하늘을 찌르는 때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첫째 용돈 관리를 그 동안 여러 번 시도했다 그만 두기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용돈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화하는 단계임을 말씀드립니다

1단계 - 용돈 금액 산출하기

첫째, 이 작업을 위해서는 먼저 용돈으로 어디까지 해결할 지 합의합니다.

저희는 학교 준비물과 각종 선물, 개인적으로 읽고 싶은 책, 개인용품(옷, 신발, 화장품 등)을 용돈에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단 5천원이상 되는 준비물과 공식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책이나 문제집 그리고 5만원 이상의 의류,피복비는 제가 부담하기로 하였습니다.

둘째, 예상 사용항목 및 금액을 산출해 보았습니다.

최근 학교에서 필요 했던 준비물 리스트를 보고 예상 준비물을 주당 2,000원 * 4주 = 8,000원에다가 1년 동안 예상되는 친구 및 가족의 선물 리스트를 작성해 보니 (5,000원*10회)+(10,000원*8회) = 130,000원 / 12개월 = 10,833원 이 외 여비비를 합하여 매월 20,000원으로 용돈을 결정하였습니다.

2단계 – 용돈 기록장 활용하기

첫째, 용돈기입장은 일기장과 같이 매일 쓸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확인하고 피드백을 줍니다. 지출항목에 대해서도 합리적이지 못한 지출에 대해서는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임을 깨닫게 설명해 줍니다.

둘째, 누락되거나 맞지 않는 금액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벌칙을 줍니다. 다음달 용돈을 벌금으로 줄이거나, 다른 심부름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3단계 – 저축 계획 세우고 은행 출입하기

첫째, 저는 아이들이 저축을 즐겁게 느끼게 하기 위해 예쁜 캐릭터 자동도장을 선물하였습니다. 그걸로 통장도 만들었고, 책 도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맘에 드는 은행을 골라 통장을 개설합니다. 저는 어린이용 통장이 있는 몇 군데 은행 중 비교적 금리가 높고, 집에서 가까운 은행을 골랐습니다. 수시 입출금 적금통장임에도 불구하고 4.3%의 금리를 제공하는 외환은행 어린이 적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셋째, 저축에 대한 목표를 세우게 합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용돈을 주면서 못쓰게 할거면 차라리 용돈을 거부할 줄 압니다.

기껏 용돈이라고 주면서 못쓰게 한다면 아이들이 스스로 돈에 대한 통제 및 관리능력을 키워가는걸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 막내도 자기 용돈 모아서 사고 싶은 거 사겠다고 큰소리 빵빵 치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얼마 후 3만원 짜리 팽이 돌리는 도구 하나 떨렁 사가지고 왔습니다. 울컥했지만 그래도 약속한대로 했기에 조용히 넘어가고 나중에 다만 3만원의 돈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설명하였습니다. 굶주린 아이들에게 필요한 금액을 알려주면서요..아직 장난감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있지만 조금씩 갈등하는 눈치입니다.

제가 이렇게 용돈을 주면서 깨달은 것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보다도 너무 쉽게 단정짓고 무시해 버린다는 겁니다.

저도 처음에 평소 용돈이 없어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에게 떡볶이나 꼬치 얻어 먹는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음..용돈 받으면 실컷 사먹겠군..’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달 동안 용돈이 떨이지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군것질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몇 천 원짜리 팩 하나, 양말 하나라도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부모에게 줄 선물을 사고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건전한 모습에 뿌듯했습니다.

물론 어떨 땐 실망스러운 씀씀이가 보일 때도 있지만,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버는 어른들조차도 거부할 수 없는 지름신을 운운하면서 부적절한 소비를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너무 엄격한 잣대를 대지 말고, 이런 저런 소비생활과 관리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커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