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아이들은 우리 어릴 적에 비해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산다. 연필 하나도 풍족하지 않았던 우리 어린 시절은 갖고 싶은 것이 늘 많았다. 그만큼 욕구가 넘쳐났었던 것이다. 게다가 갖고 싶은 것은 웬만해서는 쉽게 가질 수 없었다. 때문에 우리의 어린 시절 욕구는 언제나 목마른 것이었다. 어쩌다가 갖고 싶은 것을 갖게 되었을 때는 굉장히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엄마가 어릴 적 시장에서 사주신 원피스를 잊을 수 없고 가족이 모두 여행을 갔던 기억이며 엄마의 계모임에 쫒아가 먹었던 짜장면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추억이다. 밥을 굶거나 극한의 추위에도 누더기 같은 옷을 입는 극심한 가난이 아니라 적당히 부족한 결핍의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 속에서 빛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부족한 것이 별로 없는 지금의 아이들은 우리에 비해 행복을 느끼기가 더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가난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질적 풍요 속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의도적인 결핍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동기 상태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은 어떤 동기를 실현 할 때보다 동기를 실현할 것이라 예상될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여행가는 날과 여행가기 전날 중 어느 날이 더 행복한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가는 전날의 들뜨는 시간이 더 행복했다고 답한다. 결핍은 그 자체가 불행한 것이 아니다. 다소 불편한 것일 수는 있으나 불편을 제거하는 것이 행복으로 직결되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불편한 과제를 수행하고 났을 때 성취감에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심리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동기 상태이론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동기를 실현할 것이란 예상은 실현가능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기다림은 사람에게 스트레스와 욕구 좌절을 경험하게 함으로 무기력감을 줄 위험이 있다.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을 기다리는 것은 동기를 실현했을 때보다 더 한 행복감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정해 달성해 나가는 즐거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의 의도적인 결핍은 아이들에게 행복을 경험하게 해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우리 딸 아이가 어느 날 사진기를 선물해달라는 이야기에 스스로 저축을 통해 사보라는 제안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 LP판을 하나 사기 위해 심부름을 해서 받은 몇 백원의 푼돈을 모아 샀던 기억을 들려주었다. 부잣 집 친구들은 쉽게 살 수 있는 것이었겠지만 그 LP판이 내게는 굉장히 소중한 보물이었음을, 그 기억이 어린 시절 내 모습을 자랑스럽게 기억하게 도와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당신은 아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줘도 모자랄 판에 결핍이라니 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자녀를 가난하게 키우라는 이야기는 가난한 시대의 부모들의 진부한 자기 변명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학자들을 통해 풍요의 어두운 단면들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음을 주목해 봐야 한다.
그레그 이스터 브룩은 ‘진보의 역설’이라는 책에서 미국이 풍요롭기 때문에 삶이 더 힘들어지고 투덜거림이 늘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1958년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 중 하나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쓴 <풍요한 사회>였다. <풍요한 사회>의 주제는 미국인들이 벌써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기에 점점 응석받이가 되어간다는 것이었다.’라며 풍요의 역설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의도적인 결핍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 또한 그레그 이스터 브룩의 이 말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인과 서구 유럽인들은 대체로 좋은 환경에서 살지만 허탈감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 이미 소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갖게 되리라 꿈꿀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너무 풍요로와 투덜거림으로 삶을 살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너무 쉬운 풍요에 행복을 질식시키게 하는 삶을 살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
가족의 달 5월에는 목표에 맞는 통장을 선물해보자.
결핍을 즐겁게 경험하게 해주는 가장 쉬운 선물은 저축에 대한 동기 부여이다. 함께 저축 계획을 세워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와 즐거운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즐거운 결핍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다. 가족의 행복한 미래 뚜렷한 재무 목표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그에 맞는 통장을 갖고 그 통장의 소유 만족을 가족과 함께 느껴보자.
많은 사람들은 저축의 목표를 정하라고 하면 주로 장기 목표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축은 장기 저축보다는 단기 저축을 중시해야 한다. 저축도 성취감을 자주 경험해야 내적 동기 부여가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목표를 세운 다음 반드시 단기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새로운 무엇을 배울 것인가부터 외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포함된다. 심지어 어린이날이나 생일 파티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미리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런 행사들에 미리 예산을 세워 비정기 통장에 따로 떼어 놓는다. 휴가의 경우는 짧은 단기 적금을 붓는다. 냉장고를 교체해야 하는 일에도 목표를 세우고 적금을 붓는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조금 특별한 것, 가령 즉석 사진기나 가족용 오락기 같은 것을 위해 소액의 단기 적금 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아이들은 지금껏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들을 부모가 늘 미리 충족시켜주어 왔기 때문에 결핍의 결핍 상태로 욕구를 생각하기 어려워 한다. 부모들이 여러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아이의 욕구를 환기시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나서 그 통장들에 별명을 지어보자. 모든 은행들이 통장에 재무목표를 환기시킬 수 있도록 별명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은행에 직접 가서 통장을 만들지 않는다. 저축을 실천하기위해 은행 업무시간을 맞추는 것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고 그 마저도 이런 저런 일로 인해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게 저축 실행이 어렵다 보면 실행을 뒤로 미루게 되고 때로 게으름의 핑계가 되기도 하고 충동지출로 새나가는 돈을 방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저축은 목표를 통해 동기를 충분히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과정에서는 강제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축을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은 급한 일들은 우리 머릿속에 욕망으로 충분히 잠재되어 있다. 그것들은 약간의 틈만 보여도 금새 급하고 중요한 일들로 둔갑되어 소중한 우리 목표들을 ‘나중의 일’로 미뤄내는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다.
과감히 저축을 하겠다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의 목표는 늘 뒷전으로 밀려버릴 수 있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과감히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 저축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워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뱅킹으로 적금을 가입한다. 일하다가 잠시 짬을 내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하기만 하면 자주 이용하는 은행을 통해 보너스 금리 상품들의 안내까지 친절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이 쉬워진다.
또한 모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해 놓으면 적금 계좌로 돈이 먼저 빠져나가기 때문에 강제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인터넷 뱅킹에서는 통장의 학교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갖게 된 최종적인 부의 수준보다는별명 관리 또한 쉽다.
별명을 정해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놓으면 다음에 뱅킹에 접속할 때 굉장히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구체적인 가족의 목표들이 보유 계좌명으로 컴퓨터 화면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의 유명한 학자인 프린스턴 대 변화에 민감하다고 한다. 즉 앞으로 자신의 환경이나 소득이 플러스로 변화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가질 때 행복해 진다는 것이다. 비록 인터넷 뱅킹 속의 통장들에 실제로 들어있는 돈의 액수가 적더라도 앞으로 저축액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 속에서 심리적으로 든든함을 경험하게 된다. 조금씩이지만 목표가 달성되어 가는 것을 확인하면서 성취감까지 갖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통장들은 가족들끼리 즐거운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꿈들이 조금씩 채워지는 기쁨을 부모보다 아이들이 더 크게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통장의 대부분이 사실은 자녀들과 관련있는 것들이다. 부모의 노고가 대부분 자신들을 위한 것임을 직간접으로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현실에 감사하게 만드는 힘을 줄 수 있다. 긍정심리학자들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감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연습하라고까지 여러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왕이면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어린 감사를 느낄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부모들의 삶의 이유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자녀들의 행복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릴적부터 감사한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되고 그로 인해 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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