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3년 전에 주택을 구입하면서 1억5000만원의 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이번달이면 거치기간이 끝나서 다음달부터는 원금상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막상 원금을 갚기 시작하려니 상환금액도 부담스럽고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새로 대출을 일으키면 거치기간을 다시 연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치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부담스럽더라도 원금상환을 시작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 됩니다.

은행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 개인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출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가정에 대출이 있으면 밤에 잠도 안 온다하여 어떻게든 빨리 대출부터 갚으려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낮아진 은행문턱으로 인해 주변에 대출 받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대출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대출에 따른 비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1억5000만원의 대출이라면 금리 6%를 가정할 때 20년동안의 대출이자만 1억1000만원 가까이 됩니다. 만약 이자비용을 가지고 적금을 붓는다면 적금금리를 4%로만 가정해도 3500만원 가량의 이자수익이 생깁니다. 즉 대출원금에 대한 기회비용이 1억5000만원 가까이 되니 원금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치기간을 3년간 연장하게 되면 3년 간의 대출이자로 2700만원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거치기간을 연장하게 되더라도 결국 대출원금은 갚아야 되는 돈인데 대출원금은 1억5000만원 그대로 남게 됩니다. 비용은 잔뜩 썼는데 상환원금은 하나도 줄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원금상환을 자꾸 미루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원금상환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수십만원의 추가지출이 생기다보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담스러울 수록 빨리 없애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격적인 원금상환에 앞서 가정의 지출을 조정하고 새로 예산 수립을 해야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늘어난 대출상환비용으로 인해 매월 생활비가 적자상태가 되어 원금상환을 하면서 다른 빚이 늘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예산수립을 위해 가정의 지출들을 관리비, 식비, 통신비처럼 매달 돈을 쓰게 되는 고정지출과 명절비용, 경조사비, 자동차 보험료 등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정기지출로 구분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고정지출은 소득이 적은 평달에 맞춰서 쓰고 비정기지출은 별도 통장을 만들어서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달에 소득이 적게 들어오거나 비정기지출로 지출이 늘어나더라도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다른 빚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은행에 대출상환방식이 무엇인지 확인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의하신 분의 경우 다음달부터 원금상환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아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이거나 원금균등상환방식일 것입니다. 이 때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이 원금균등상환방식에 비해 총이자비용이 1700만원가량 더 나오게 됩니다. 만약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이라면 원금균등상환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수수료나 신규대출에 대한 설정비를 감안하더라도 원금균등상환방식으로 상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은행에 상환방식변경이 가능한지 문의해보시고 만약 되지 않는다면 새로 대출을 일으켜서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원금균등으로 갚아나가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은행에 대출상환에 대한 시뮬레이션표를 요청하시면 금리와 수수료 상환방식에 따른 금융비용 비교가 가능하니 은행 창구에 직접 문의를 해보시면 좋습니다.

끝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동안에도 목돈을 지출할 일은 종종 생기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대출상환하면서도 소액이라도 저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출원금상환만하더라도 충분히 부담스러운데 여기에 저축까지 해야한다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출을 상환하다가 목돈 지출로 다시 갚아야하는 원금이 늘어나게 되면 상환의지마저 꺾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럽겠지만 지출개선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줄어드는 대출원금과 늘어나는 저축액으로 인해 훨씬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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