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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배울 것이 ‘무엇’인가?
추천 0 | 조회 276 | 번호 1911 | 2010.04.28 10:16 금융 (finance1.***)

[아이엠리치] 이젠 내가 백()을 잡아야 겠지?’

 

바둑 두 판을 내리 진 나에게 상대편인 중국 바둑 친구가 거침없이 한 얘기이다.

 

그는 당시 철강 회사의 사장이었고 지금은 정계(政界)로 진출해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다. 우리는 우연한 기회에 서로 바둑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각별한 바둑 친구가 되었다.

 

그는 필자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었다. 비즈니스 관계는 물론이려니와 향 후 중국 정계의 거물로 클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의 꽌시(關係:관계)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바둑 뿐만 아니라 어떤 승부라도, 져서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그는 자존심이 강하고 승부욕 또한 남달라 승부에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그러다 보니 초기 압도적이었던 필자의 승율은 점차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그와의 바둑 두는 횟수가 점점 줄어 들었는데, 알고보니 최선을 다 하지 않은 나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수하 직원으로부터 우연히 전해들은 그의 말은 비수처럼 날카롭게 나를 일깨웠.함 선생으로부터는 더 이상 바둑을 배울 것이 없다.’

 

필자는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을 이렇게 분명하고도 간결하게 나타내 주는 예를 보지 못했다.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가 오늘 날까지의 중국 외교 정책의 근간이 되고 중국 사람들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말 중의 하나가 되었음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경제 대국이라는 그들의 발전 전략을 치밀하게 추진해 왔고,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서구 열강을 비롯한 그 누구의 어떤 지식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 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배울 것이 있고, 배울 것이 있을 때까지 뿐임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90년 대 우리의 많은 기업들이, 당시 중국의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물량 공세에 중장기적 치밀한 전략 없이 투자했다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되자 냉정하게 등을 돌렸던 혹독한 경험들을 갖고 있다.

 

주변에서 사업에 실패했거나 취업을 못 한 경우 중국에 가면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는다. 그때 마다 필자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곤 한다. 무엇은 중국 사람이나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회사라면 남들이 갖지 못한 기술력이 될 수도 있고 개인이라면 뛰어난 중국어 실력이나 중국에 미래를 건 뜨거운 열정일 수도 있다. 그것은 최소한 오랜 동안의 준비와 각고의 노력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무엇이어야 한다.

 

중국은 더 이상 막연한 시장이 아니고 앞날이 없는 사람들의 도피처는 더더욱 아니다. 남들이 나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면 그것은 얼마나 비참한가?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진정으로 더 넓은 세상을 필요로 할 때, 중국은 도전할 만한 가치로서 더욱 크게 다가옴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함기수 칼럼니스트 / 세계화전략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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