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생각이 먼저냐? 아낄 생각이 먼저냐?
이자부담이 줄자 지출을 늘리는 현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금융시장에서는 일제히 소외 돈맥경화라고 하는 즉 돈이 풀리지 않는 현상이 시작되었다. 생존의 위기를 느낀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자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연장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대출금리 또한 일제히 올리기 시작했다.
대출금리 1%는 부채가 있는 가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2억을 20년 만기 대출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다고 가정해보자 금리가 1% 오를 때 마다 매월 이자부담은 약 17만원정도씩 늘어난다. 실제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던 2006년의 경우 평균주택담보 대출금리는 5.5% 정도였던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평균 2008년 10월말에는 7.6%까지 급등을 하였다. 2~ 2.5%씩 오른 이자율은 가정재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2% 금리가 오르자 생각지도 않았던 고정지출이 30- 40만원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다 한국은행에서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최저금리수준인 2%까지 정책금리를 내리자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따라서 내리게 되었고 금리는 다시 이전수준인 5%대를 회복하게 되었다. 담보대출이 있는 가정에서는 그야말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이 30만원은 누구한테서 얻은 돈이거나 추가수입이 아니다. 단지 일시적으로 많았던 지출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뿐이다. 그러나 금리가 올랐다 내리면서 줄어든 고정비 지출 30만원에 대해 사람들은 엉뚱하게도 “공돈”이 생긴 것 같다 라고 받아들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보거나 계획을 세우거나 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 봐야 할 것이다. 늘 돈에 대해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기만 하다 보니 앞뒤 따지는 것은 생략하고 그저 30만원 이자 덜 내도 되니 30만원 벌었다 는 단순하지만 참으로 무지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요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드러난다. 이 30만원 벌었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갑자기 30만원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상황이 왔을 때 당신이라면 이 돈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이 30만원으로 지출을 늘렸다. 실제로 30만원이 추가로 번 수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공돈”이 생겼다는 착각으로 이 “공돈”을 먼저 쓸 궁리부터 한 것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사회는 돈에 대해서라면 먼저 “쓸 생각”부터 하는 것이 팽배해 있다. 만약 정말로 매월 들어오는 수입이 늘었다고 가정하고 당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뭔가를 더 살 수 있다는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쁠까? 이 늘어난 수입으로 저축을 더 할 수 있어 기쁠까? 당신은 속마음은 어떠한가?
쓸 궁리가 먼저인 생활 VS 아낄 것부터 생각하는 생활
이렇게 쓸 것부터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에는 물론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다. 특히 소비를 조장하는 우리주변의 환경들이 아마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TV를 틀기만 하면 쏟아지는 엄청난 광고, 무엇을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평가해 버리는 사회인식 등은 어느새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조차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여기에 주변과 비교해서 소비를 하게 되는 우리들의 소비습성 또한 큰 몫을 하고 있다. 사회에 만연한 소비우선의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남들보다 더 적게 쓴다는 것은 남들보다 더 가난한 것이다” 라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결국 더 가난하지 않기 위해서는 남들만큼, 아니 남들보다 더 써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금 우리 사회 속에 만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쓸 것부터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그러나 무계획적인 돈 관리와 일맥상통한다. 꼼꼼히 따져보고 진짜 써야 하는 것인지, 아님 좀 더 미룰 수 있는 것인지, 아예 쓸 가치가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일단 써버리고 보니 모이는 돈이 없어 늘 불안하다. 늘 쓰고 있지만 항상 돈은 부족하다 생각하고 만족스럽지 않다. 결과적으로 더 많이 쓸려니 더 많이 벌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아낄 것부터 생각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일단 아끼고 소비를 지연시키다 보니 정말 하고 싶은 것, 중요한 것에만 돈을 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적게 써도 만족스럽다. 스스로 돈에 대한 통제를 잘 하고 있다 여기기 때문에 돈에 대한 불안감도 없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 돈 쓸일 까지도 고민하고 준비하는 성실함도 있다. 결국 비록 더디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삶의 질은 계속 나아지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흔히들 “돈 쓸려고 버는 거지 뭐” 라고 생각하며 아낄 것부터 생각한다면 구질구질한 인생이라 생각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진짜 구질구질한 삶은 정작 돈이 필요할 때 돈이 없는 것이 아닐까? 쓸 것부터 생각하는 삶은 일상의 사소한 욕망에 충실한 삶이기에 정작 돈이 필요할 때 돈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아낄 것부터 생각하는 삶을 살아보자. 소유하는 것들은 줄어들지 몰라도 스스로 인생에 대한 만족도는 더 늘어날 것이다.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이 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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