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위층에 아는 사람이 있는데..’
[아이엠리치]중국에 관심을 갖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면 주변에서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말이다.
지금은 그래도 덜한 편이지만 필자가 중국에서 근무를 시작하던 90년 대 초만 하더라도 정계 실력자들이나 유명 인사들과의 소위 꽌시(關係:관계)를 내 세워 한 몫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덩샤오핑(鄧小平:등소평)의 친인척이나 친구들이 수 십만 명은 되겠다라는 농담이 오갈 정도였는데, 지금도 여러 방면의 꽌시를 내세워 마치 중국에서의 사업은 꽌시가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는 듯 하다.
원래 진정한 꽌시(關係;관계)란 문화대혁명 때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당시 4인방을 중심으로 한 공산당의 비호아래 철 없는 홍위병들은 구 시대적 문화유산을 축출한다는 미명하에 수 많은 교사와 학교 지도자,지식인들을 인민 재판 형식으로 무차별 박해하고 처형하였는데, 이 때 목숨을 걸고 군중 속에 뛰어 들어 그 사람을 변호해 준 사람, 그 관계를 진정한 꽌시(關係:관계)라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에서의 꽌시는 중요하고 중국 사람들 또한 꽌시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은 모든 사람들과 꽌시를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꽌시 자체를 자신의 세(勢)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식사 초대 자리에, 상대방이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는 정부 기관이나 변호사 등을 대동해서 은근히 그들과의 관계를 암묵적으로 과시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일의 성패(成敗)는 결국 꽌시가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 혹자는 이를 중국의 꽌시문화(關係文化)라고도 한다.
그러나 외국인인 우리가 마치 꽌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했던 산동이나 동북 3성등 일부 북쪽 지방에서, 어느 정도 이 꽌시를 활용해서 사업상의 혜택을 본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중국에서 꽌시를 기대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제 더 이상 중국은 제도와 법규를 무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중국 사람들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리적이다. 상대방에게서 얻을 것이 없으면 지극히 냉정해 지는 것이 중국 사람들이다. 여담이지만 중국 거래선이 도와 주겠다는 말을 믿고 퇴사했던 대기업 직원이, 매몰차게 돌아서는 그들에게서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중국은 허상이었다’라고 후회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실력 밖에 없다. 내가 실력이 있을 때 꽌시가 성립되는 것이지 아무 것도 없는 나를 도울 꽌시는 없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함기수 칼럼니스트 / 세계화전략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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