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여, 가계부를 들어라.
요즘 대학생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굉장하다.
3,4년 전만해도 캠퍼스 방송에서 재테크와 경제에 이야기가 주기적으로 흘러나올 정도였으니, 사회에서 부는 펀드, 투자, 재테크 바람이 대학가라고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2008년 초부터 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반토막 펀드가 생겨나면서, 펀드가 재테크의 모든 것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분위기가 생겼으나, 그래도 주식이나, 펀드를 통해서 재테크를 해보겠다는 청년들이 아직도 많다.
대학시절 거친 사람들이라면, 십분 이해 하겠지만, 이때가 시간은 있으나, 자금이 없어, 하고 싶은 것 하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 가지 못하는 때다. 돈이라는 녀석으로부터 좀 여유로워지고 싶고, 부모님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의사결정하고 싶은 욕구가 불끈거릴 시기일 터인데…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재테크 이전에 먼저 돈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사회초년생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요즘의 20대들의 소비 습관은 과히 놀라울 만하다. 충동지출과 욕구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과시를 위해 쓰는 소비 또한 과도한 경우가 많다.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용돈은 분명 한정되어 있을 텐데, 소비패턴은 급여생활자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아직 경제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들이 소비를 유혹한다. 현란한 광고들이 소유한 물건에 대한 불만을 가지라고 부추긴다. 경제관념의 중심이 없는 상황에서 마케팅과 사회 분위기에 휩쓸릴 여지가 많은 시기가 20대이다. 사금융에 피해자의 62%가 20,30대 라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젊은이 대부분이 돈맹이면서도, 금융 이용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급전이 필요할 때 준비해 놓은 자금이 없어 쉽게 빚을 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런 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본인의 재정을 관리하는 입장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과도한 신용의 사용으로 절제 없는 소비를 하게 되고, 욕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소득에 목말라, 로또 당첨이나 주식 같은 투자 상품에서 대박을 바라는게 되지는 않을까…
결국, 신용 사용은 부채를 남기고, 대박을 바라는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재테크라는 것이 돈에 대한 건전하고 합리적인 마인드를 훈련하는 것보다는 돈을 불리는 테크닉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아직 돈에 대한 훈련이 되지 않은 20대들이 오히려 돈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가질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학생들이 재테크가 아닌 올바른 돈관리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20대를 함께 보내는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가계부 쓰는 습관을 지금부터 가지라는 것이다.
사실, 대학생의 돈 관리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본인의 용돈 선에서 관리를 하면 되기 때문에,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는 사람들의 돈 관리에 비해서 훨씬 간단하고, 관리할 항목도 적다.
마음만 먹으면 많이 달라질 수 있고, 재미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가계부 쓰기가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지출일지처럼 자유롭게 기록하는 것을 권유한다. 지출일지를 쓰면서 돈이 많이 샜던 항목은 무엇이었는지 확인해 보라. 기록이 쌓여서 모르던 자신의 소비 습관을 파악 할 수 있다. 그날 그날의 감상을 짤막하게 기록하면 하루 정리와 반성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나의 경우, 대학시절 손바닥만한 수첩에 앞장에는 식사 일지와 뒷면에는 지출일지를 적었다. 대학 다니면서, 고등학교 때와 달리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게 되고, 술 마실 기회도 많아지면서 살도 붙고, 위에도 무리가 왔다. 처음의 시작은 규칙적인 식사와 용돈 지출 기록을 하겠다는 목표로 식사일지를 지출일지와 함께 쓰게 되었는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렇게 기록한 수첩 졸업하고 보니 여섯 권이 된다. 볼 때 마다 뿌듯하고,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그 날의 기억이 사진처럼 떠오른다.
[ 대학때 쓴 지출/식사 일지 6권 ]
여대생들은 특히, 교재비로 스낵과 차/커피에 드는 비용이 많고, 남학생들은 술이나 회식비로 나가는 비용이 많을 것이다. 식사일지는 꼭 쓰지 안아도 좋지만, 다이어트가 고민인 친구들이라면 함께 기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가계부 쓰기를 하면서 달라지는 것이 있다.
나의 경우, 첫째, 내 돈의 주인이 된다. 알게 모르게 식비가 굉장히 많이 나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용돈을 짜임새 있게 써야겠다는 노력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불필요한 지출들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둘째, 가계부를 쓰면서, 충동지출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대학생의 고민 중 큰 부분이 의류 구입이다. 지나가다 얼결에, 혹은 유행이라고 지른 옷이 한 두번 입고 마음에 들지 않아 장롱에 넣어버리고 철이 바뀌어 못 입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사고 나서 후회한 나의 감정들.. 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들을 지출일지에 적어 두면 좋다. 다음 번 구매시에 이러한 실패경험이 선택에 영향을 준다.
[여행 중 기입한 지출일지- 예산 안에서 즐거운 여행]
주변의 20대를 보면, 저축하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먼저 쓰고 나서 남는 돈으로 저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목적없는 저축보다, 목적이 있는 저축을 하라고 권한다. 그래야 과정이 즐겁고, 목표금액을 만들고 내가 원하던 물건의 소유이든 경험이던 간에, 그 것을 해내었을 때의 뿌듯함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의 20대를 위기의 세대니, 낀세대니, 취업 걱정에 짱돌마저 내려놓은 힘없는 88만원 세대라고 까지 불리우지만, 희망은 있다.
20대여 가계부를 들어라! 스스로 주체적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생활의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에듀머니 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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