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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돈을 번다? 돈이 돈을 쓴다[4]
추천 0 | 조회 9754 | 번호 1818 | 2010.03.16 11:11 금융 (finance1.***)

3억짜리 집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그 주택의 가격이 1년도 안되서 4억으로 뛰어올랐다. 대게의 경우 1억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원리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 팔기전의 보유자산의 가치는 미실현 수익이자 장부상의 차익일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래의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자가 된 기분에 빠진다. 상담 중에는 담보대출이 있는 상황에서도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마이너스 통장이 바닥나 버리는 것에 둔감해진 사람을 흔히 만날 수 있다. 혹은 지인이 집을 샀는데 그 집 값이 올랐다고 기뻐하는 모습에 심한 박탈감을 갖기도 한다. 아직 손에 쥔 돈이 아닐 뿐 아니라 자산의 가치라는 것이 시장의 흐름에 따라 변동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성급하게 좋아할일이 분명히 아니다. 물론 언젠가 그 자산의 가치가 손에 쥐어질 것이란 믿음에 미리 행복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산이 돈을 벌어줄 것이란 믿음은 현실화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산 가치가 상승해도 팔아서 차익을 실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그 이유를 보유효과로 설명한다. 사람들이 어떤 물건이나 상태(재산, 지위, 권리, 의견 등)를 실제로 소유하고 있을 때는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을 때보다 그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내놓는 것은 손실로 여기게 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손실회피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손실을 피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팔려고 하지 않고 자산에 대한 집착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보유효과로 인해 자산 소유에 집착을 하게 되면 돈을 벌기는 커녕 오히려 자산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빚을 내서 부동산 자산에 투자했다면 이자비용이 발생할테고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세금 또한 증가한다.

 

소유자산의 가치는 몇 억 이상일지 모르나 그 몇 억의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것이다. 돈이 돈을 번다는 재테크 논리와는 반대로 자산유지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셈이다. 심지어 몇 억의 자산을 소유하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빚을 더 늘려버리는 우를 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가계부채의 동향을 살펴보면 작년 4분기 가계부채는 7337천억원으로 전년도말보다 6.6%(454천억원)이 늘었다. 신용카드 발급도 심상치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은 1 699만장으로 전년(9624만장)보다 무려 11.2%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카드 신규발행이 1억장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2년 이래 처음이다. 카드 신규발행이 1억장을 돌파한 다음해에 신용카드발 가계부실이 한국 경제를 뒤흔들었던 사실을 되짚어 보면 지금의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최근에는 2002년과 달리 저소득층의 경우 신용카드 발급이 제한적이다. 결국 중산층들 신용카드 발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채와 비용은 늘어나는데 지난해 가계 소득마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조금 더 비관적인 현실은 뒤늦게나마 자산을 처분해 문제를 풀려고 해도 거래가 냉각되는 분위기라는 것다.. 몇 억의 자산을 소유한 중산층들이 흑자도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유자산의 크기를 늘리며 현금흐름 관리에 소홀했던 재테크 열풍에 반성이 필요하다.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를 극복할 만큼의 냉철함을 가진 사람이다. 즉 자신이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해도 냉정하게 팔아 치울 수 있는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자산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보유효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매매 경험을 자주 해본 소수 전문가 정도라고 이야기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팔아서 차익을 손에 쥐는 자본수익의 달콤한 수혜자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되려 소유한 자산의 유지를 위한 비용을 감당하느라 어렵게 일해서 번돈을 지출해야 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재테크 논리가 한창이었다. 일부 소수에게는 그런 기가막힌 행운이 주어졌겠으나 자산투자에 팔을 걷어 붙였던 상당수의 사람들은 비용의 함정에 빠져있다. 경기가 후퇴하고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흑자도산의 위험까지 증가해버린 위험한 현실.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결국 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쓴다고 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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