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개성시대다. 나에게 맞는 옷, 나에게 맞는 머리스타일, 나에게 어울리는 자동차를 고집하는 사람들. 이들이 돋보이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선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거나 머리스타일을 했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자’는 다르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인생을 불행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얼마 전, 한 강의에서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투자자가 고민을 털어 놓았다. 남편 퇴직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ELS에 투자했는데 지금, 수익은커녕 -20%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이 사업을 시작해서 그쪽에 돈이 더 필요한데 만기가 1년 남은 ELS를 중도 환매할지 그냥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 대출을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 분의 근심은 ‘좋지 않은 ELS’에서 비롯되었을까? 만약 ‘좀 더 좋은 ELS’를 찾았다면 지금쯤 행복할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 어떤 위험한 상품에 투자했어도 맘 졸이며 돈 걱정에 날 새는 줄 몰랐을 것이다. 왜냐, 바로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여유자금 없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보통 조그마한 사업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퇴직 후 창업을 택하는 분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여유자금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이 돈으로 위험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중도 해지시 손실을 볼 수 있는 장기금융상품에 묶어두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투자자의 실수가 잦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재무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자자 중에는 ‘투자는 타이밍이다, 투자는 전략이다, 투자는 정보력이다.’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많으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나’이다. 나의 자산규모, 나의 투자경험, 나의 투자성향! 이런 정보에 소홀하다면 투자자는 운에 의존하는 ‘투기자’로 변질되기 쉽다.
하지만 어떤 투자자는 자신의 재무상황을 파악할 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파악한다 하더라도 그에 적합한 투자방법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쉽고 바람직한 방법은 믿을만한 금융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재무설계 서비스 시장은 유아기 단계라 고액자산가가 아닌 한 신뢰할 만한 전문가로부터 체계적인 도움을 받기는 힘들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에 ‘적합성의 원칙’이 들어오면서 판매직원은 고객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등을 파악한 후 그에 적합한 투자상품을 추천해야 하기 때문에 시중의 금융회사 창구 등에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 보험설계사 중 재무설계 관련 전문자격증을 갖추고 전반적인 재무컨설팅을 해 주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이들을 선택할 때도 주위의 평판이나 전문적인 기관에 의한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나의 재무상황 등을 파악하는 것이나 신뢰할만한 금융전문가를 찾는 것보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저축’이다. 어떤 경우엔 새는 돈을 찾아 ‘저축’을 늘리는 것이 투자수익률 몇% 더 버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다. 저축은 투자자에게 ‘투자여력’을 만들어 준다. 어느 정도 자산규모가 갖춰져야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관리도 가능하다.
물론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일반화 되면서 목돈 없이도 분산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하지만 안전한 금융상품을 통해 ‘종자돈’을 마련해야 투자 안정장치 즉, 자동차로 말하면 범퍼가 생긴다. 또한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좀 더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자, 이제 정리해보자. 투자자가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첫째, 저축! 둘째, 나에 대해 파악하기! 셋째, 금융전문가 찾기!” 비교적 간단한 세 가지 실천사항이 재테크의 성공을 좌우한다. 하지만 모두 알 것이다. 실천이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김일선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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