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리치]누구나 높은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많은 펀드투자자들이 과거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찾는다. 그런데 금융기관에서는 서로들 자기네가 판매하는 펀드가 수익률 1위라고 한다. 틀린 말인가? 아니다. 맞다. 다만, 그 기준이 다를 뿐이다.
2010년 3월 2일 현재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수익률 1위다. 대신GIANT현대차그룹상장지수형펀드도 수익률 1위다. 어떻게 수익률 1위가 2개나 될까? 기준에 따라 2개가 될 수도 있고 수십개가 될 수도 있다. ‘주식형펀드’ 중에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3년’ 기준 수익률 1위이고, 대신GIANT현대차그룹상장지수형펀드는 ‘1년’ 기준 수익률 1위이다.
‘채권혼합형펀드’ 중에서는 마이다스퇴직연금배당40펀드가 수익률 1위다. 내일 또는 한달 후 기준일이 바뀌면 펀드 유형에 따라 수익률 1위는 또 달라진다. 그래서 여러 금융기관에는 서로 다른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유형, 투자기간, 기준일 등에 따라 다수의 수익률 1위 펀드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 1위 펀드가 과연 무조건 좋으냐’ 하는 것이다. 2010.3월 2일 3년 기준 수익률이 가장 좋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를 살펴보면서 알아보기로 하자.
이 펀드의 연도별 수익률을 보면 2007년 +43%, 2008년 -28%, 2009년 +64%, 2010년 3월 2일 현재는 -4%다. 2007년 1월에 가입하여 12월에 환매한 사람은 높은 수익을 얻었겠지만, 2008년 1월에 가입하여 12월에 환매한 사람은 큰 손해를 봤다. 2009년 1월에 가입한 사람은 그 해 큰 이익을 봤겠지만, 2010년 1월에 가입한 사람은 3월 2일 현재 원금 4% 손실 상태다.
다시 말하면 수익률 1위 펀드에 가입한다고 하여 큰 손실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 13년간 2700%의 수익률을 냈던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도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손해를 봤다. 몇 년 전 수익률 1위 펀드였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는 수익률 1위에서 벗어난 지 오래 되었다. 그러면 지금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좋은 펀드이고, 1위에서 한참 뒤처진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는 나쁜 펀드인가? 물론 아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투자스타일과 투자시점,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익률 중심으로 펀드를 고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펀드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투자성향과 시장상황이다.
앞선 예에서 보았듯이 현재 수익률 1위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도 2008년에는 손실이 -28%나 되었다. 이 펀드는 주식비중이 90% 내외이기 때문에 고수익도 가능하나 큰 손실도 가능한 ‘주식형펀드’이기 때문이다.
고로 투자자 자신이 어떤 경우에도 2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할 수 없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주식형펀드’는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 사람한테는 오히려 주식비중이 3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1년 미만의 단기투자자에게도 이러한 주식형펀드는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어떤 해는 1년 만에 큰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어떤 해는 큰 손실을 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돈을 써야 할 사람은 주식형펀드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이 펀드는 20% 이상의 손실도 감수할 수 있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적합하다.
시장상황에 따라서 선택해야 할 펀드도 달라진다. 2007년처럼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할 때는 주식형펀드가 유리하지만, 2008년처럼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할 때는 채권형펀드나 채권혼합형펀드가 유리하다. 그래서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보는 눈이 좋아야 한다. 시장을 보는 눈이 없으면 유능한 전문가를 찾거나 차라리 은행예금을 이용하거나 장기 적립식펀드로만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펀드가 유리할까?
투자성향과 시장상황에 따라 판단해 보자. 일단 투자성향이 공격적인 사람이라면 주식형펀드,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채권혼합형펀드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시장상황이 상승추세라면 보수적인 투자자라도 주식형펀드를 고려해 볼만 하고, 시장상황이 하락추세라면 공격적인 투자자라도 채권혼합형펀드를 고려해 봐야 한다.
필자는 작년 12월 이후 주식시장의 추세를 박스권 횡보 내지 완만한 하락추세로 보고 있다. 그래서 작년 말 주식형펀드를 혼합형펀드로 전환해 놓았다. 필자가 공격적인 투자자에 해당하기는 하나 시장상황이 상승추세가 아니므로 일단 주식비중이 적은 펀드로 위험관리를 하고 있는 것. 하지만 향후 어느 시점이 시장이 상승추세로 돌아서면 다시 주식형펀드로 전환할 것이다.
시장이 상승으로 갈지 하락으로 갈지 갈피를 못 잡는 투자자라면 장기 적립식 투자만 유효하다고 본다. 투자의 원칙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차라리 위험을 자연스럽게 분산하는 분할투자가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이엠리치 송영욱 칼럼니스트 / 새빛에듀넷 이사 ‘대한민국 펀드교과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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