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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머니칼럼] 전문가들의 타율 1할 6푼 7리 [1]
추천 0 | 조회 2831 | 번호 1777 | 2010.02.25 09:53 에듀머니 (edu7***)
  한 동호회 모임에서 만난 분이 금융전문가라길래 명함을 주고 몇번 만났습니다. 재무설계 관련 자격증도 있고 금융자격증도 여럿 있다고 합니다. 금융권에서 일도 오래했고 강의도 종종 나가는 것 같습니다.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여러 가지 그래프와 금융전문가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여주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적립식투자로서는 최적기라는데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투자를 역설하는 그 분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의 이야기


 전세계를 뒤덮은 경제위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듯 싶더니 다시 유럽으로 번져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주식, 부동산 등 여러 전문가들이 경기변동에 따라 올 한 해 전망과 예측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예측이 수없이 빗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한 마디 말은 단지 “전문가”이기 때문에 무게를 갖는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보면 “자신이 무지함을 깨달은 사람이야말로 다른 사람보다 지혜롭다”라는 말이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을 찾기 위해 평소에 현명하다고 생각한 정치가나 시인, 장인 등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녔으나 생각보다 현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전문가라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결점이 되어 오히려 자신들의 지혜를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지혜를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지혜로운 이유는 그들은 모른다는 것을 모르나, 나는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타율 1할 6푼 7리

요즘에는 지혜롭지 못한 전문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경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때에는 전문가의 무지와 무책임함이 쉽게 드러난다. 계속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지금이 바닥이다, 지금이 살 때다"라는 말을 계속한다. 얼마전에 나온 각 증권사의 2010년 주가전망에서도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연출되겠지만 추가하락은 없을거라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국내 10대 증권사의 지난 3년간 지수 전망과 실제 지수의 등락을 점검해본 결과 총 52회의 예측가운데 실제 지수가 예측치의 30포인트 이내로 적중한 것은 단 3회뿐이라고 한다. 타율로 따지면 "1할 6푼 7리"의 매우 빈약한 타율이다. 다음에 어떤 공이 올지를 골라내는 선구안이 부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타율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매수" 의견을 내놓으면서 무조건 방망이를 휘두를 것을 주문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급매물이 쏟아지고 거래가 뚝 끊어진 상태에서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이 터졌을 때는 우리나라는 LTV나 DTI 규제로 인해 괜찮을거라면서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말로 일축하는 한편 MB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이기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쪽에선 규제 때문에 우리는 괜찮다, 한 쪽에서는 규제를 풀거니깐 안 떨어질 것이라면서 그들의 전문지식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등 각종 개발정보들이 있기에 지금 수도에서 녹물이 나오는 아파트일지언정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면서 서울, 수도권은 아직 주택보급율이 100%가 안 되고 그동안 집 값이 많이 올랐지만 사람들의 소득도 올랐다는 말까지 친절하게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굳이 매스컴 등장하는 유명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금융회사 직원들, 부동산 중개업자들만 하더라도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그래서 이들의 말을 믿고 금융상품에 가입하기도 하고 부동산 매입 결정을 하기도 한다. 손해를 보고 가서 항의하면 좀 더 기다려보라거나 투자책임은 서명한 사람의 몫이라며 외면한다. 서명하도록 만든 장본인이 자신들이라는 것은 잊은 듯 하다.


전문가를 위한 전문지식인가?

 안타까운 것은 이들은 분명히 전문가이다. 이들의 주장을 듣고 있다보면 전문지식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각종 차트들로 인해 정말 이들의 말처럼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물론 경제라는 것이 워낙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예측이 틀린 것만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한 마디 말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유명한 전문가나 금융,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람의 말을 따라가게 한다. 전문가들의 말은 그 쪽 분야에 밝지 않은 문외한들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믿음에 대한 대가로 많은 사람들이 큰 손실을 봤다. 그럼에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감정"이란게 없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저 알 수 없는 차트와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더 이상은 떨어지지 않을거고 얼마 후에는 회복될거니깐 괜찮다"라고 한다. 자신들의 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법도 한데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전문가라는 직함과 전문지식이 그들의 발목을 잡아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과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전문가는 옳아야 되기에 그들의 전문지식은 과거에 틀린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앞으로를 다시 예측하며 자신이 결국엔 옳다는 것을 강변하는데 쓰일 뿐이다. 종종 TV나 신문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그들의 전문지식이 자신들을 옹호하는데에 주로 쓰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임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분명 전문가는 필요하다. 문제는 어떤 전문가이어야 하느냐다. 전문지식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상대방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특히나 돈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의 한 마디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실제로 펀드에 가입한 임산부의 자살 소식이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전문지식을 통해서 앞으로 오를지 떨어질지를 내다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말 한마디가 미칠 영향을 내다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문가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말의 영향력을 고려해서 책임있는 말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라고 했던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있고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책임있는 말을 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모르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 위기가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측하지 못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현상황이나 미래에 대해서 단정짓는 것은 더욱 위험한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 상황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진정한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에 듀 머 니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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