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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의 가계부]우리 아이 저축하게 만드는 방법
추천 0 | 조회 6875 | 번호 1766 | 2010.02.19 12:57 에듀머니 (edu7***)

 

우리 아이 저축하게 만드는 방법

 

 가계부는 내게 있어 매일의 지출기록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그것은 내가 삶을 살아가는 목표를 기록해 나가는 비젼 노트이면서 오늘을 반성하게 하는 일기장이 되기도 한다. 또한 나의 경제적 현실이 그리 비관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절제하고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기 확인서 같은 것이기도 하다.

더불어 나의 가계부는 우리 아이의 경제 교육과 삶의 가치관을 교육하는 교과서이기도 하다. 가계부를 함께 공유하면서 천원 짜리 한 장도 소중하게 쓰겠다는 진지한 삶의 태도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또한 목표와 반성, 미래의 비젼과 자기 통제를 가르치는 살아있는 교과서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아이의 목표를 대단히 소중히 생각한다. 아이에게 언제나 스스로의 목표를 정하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한 번은 가족과 함께 간 여행길에서 삼촌의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게 중학교 진학 기념으로 카메라를 사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좋은 카메라를 보니까 욕심이 생겼나 보구나. 좋은 카메라를 엄마가 사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네가 저축을 통해서 사면 더 좋지 않을까. 엄마도 좋은 카메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했거든. 카메라가 취미인 친구를 보면 부럽기도 하더라구. 네가 그런 취미를 가지면 좋을 것 같아. 그런데 그런 소중한 것일수록 네가 직접 네 돈을 모아서 사야만 더 소중해 질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한다.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묻기도 하고 얼마씩 저축하면 어느 정도의 기간 안에 살 수 있는지 따져보기 까지 한다.

 최근의 아이들은 우리 어릴 적에 비해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산다. 연필 하나도 풍족하지 않았던 우리 어린 시절은 갖고 싶은 것이 늘 많았다. 그만큼 욕구가 넘쳐났던 것이다. 게다가 갖고 싶은 것은 웬만해서는 쉽게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어린 시절 욕구는 언제나 목마른 것이었다. 어쩌다가 갖고 싶은 것을 갖게 되었을 때는 굉장히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엄마가 어릴 적 시장에서 사주신 원피스를 잊을 수 없고 가족이 모두 여행을 갔던 기억이며 엄마의 계모임에 쫒아가 먹었던 짜장면도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추억이다. 밥을 굶거나 극한의 추위에도 누더기 같은 옷을 입는 극심한 가난이 아니라 적당히 부족한 결핍의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 속에서 빛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부족한 것이 별로 없는 지금의 아이들은 우리에 비해 행복을 느끼기가 더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가난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질적 풍요 속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의도적인 결핍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진기를 저축을 통해 사보라는 제안을 하면서 나는 고등학교 시절 LP판을 하나 사기 위해 심부름을 해서 받은 몇 백원의 푼돈을 모아 샀던 기억을 들려주었다. 부잣집 친구들은 쉽게 살 수 있는 것이었겠지만 내게는 굉장히 소중한 목록이었음을, 그 기억이 어린 시절 내 모습을 자랑스럽게 기억하게 도와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당신은 ‘아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줘도 모자랄 판에 결핍이라니’하며 반문할지도 모른다. 자녀를 가난하게 키우라는 이야기는 가난한 시대의 부모들의 진부한 자기변명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학자들을 통해 풍요의 어두운 단면들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음을 주목해 봐야 한다.

 

 그레그 이스터 브룩은 ‘진보의 역설’이라는 책에서 미국이 풍요롭기 때문에 삶이 더 힘들어지고 투덜거림이 늘었다고 지적한다. 1958년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 중 하나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쓴 <풍요한 사회>이었다. <풍요한 사회>의 주제는 미국인들이 벌써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기에 점점 응석받이가 되어간다는 것이었다.’라며 풍요의 역설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의도적인 결핍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 또한 그레그 이스터 브룩의 이 말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인과 서구 유럽인들은 대체로 좋은 환경에서 살지만 많은 허탈감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 이미 소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갖게 되리라 꿈꿀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너무 풍요로와 투덜거림으로 삶을 살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 당신 또한 아이들의 행복을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너무 쉬운 풍요에 행복을 질식시키게 하는 삶을 살지 않게 해야 함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제 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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