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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노하우]신용카드 결제일로부터의 자유[7]
추천 0 | 조회 7456 | 번호 1758 | 2010.02.17 13:27 에듀머니 (edu7***)

 신용카드 결제일로부터의 자유

 

 나의 직업은 독특하다. 개인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주고 문제점을 발견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주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돈에 관한 고민을 덜어주는 일을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재무상태를 점검해주는 나에게도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신용카드와 결별하기였다. 신용카드라는 것이 휴대가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늘어나게 만든다. 또 후불결제, 즉 다음 달에 쓸 돈을 미리 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왜곡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하려고 찾아온 고객들에게 빚을 없애고 돈을 모으고 싶으면 신용카드부터 없애라고 강조한다.

 

 신용카드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은 절대 아님을 누구나 알고 있다. 사실 나조차도 신용카드를 쓰고 있었던 터라 고객에게 신용카드를 없애라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고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작년 5월의 어느 날, 그동안 밀려 있었던 해묵은 숙제인 신용카드를 자르기 위해 가위를 들었다. 마음이 흔들렸다. 한 달 동안 써온 결제대금을 다음 달에 갚아야 하는데 막상 다음 달에 쓸 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용카드 없이 어떻게 사나 걱정도 됐다. 이미 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었기에 신용카드를 없애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무엇이든 살 수 있게 해주는 신용카드 때문에 갈수록 커져만 가는 씀씀이와 늘어가지 않는 통장 잔액을 보니 더 이상 미뤄서 될 일이 아니란 생각을 했고 이왕 마음먹은 바에 미련 없이 해치우자는 생각으로 그동안 정들었던 신용카드 일곱 장에 가위질을 시작했다. 지인과 카드사 영업사원의 권유를 받을 때마다 한 장 두 장 늘어난 카드가 일곱 장이나 되다니... 이놈들만 없었어도 더 많이 저축하고 아껴 살 수 있었으리라! 당장의 걱정은 뒤로 미루어 두고 신용카드를 한 장도 남김없이 자르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카드를 자르고 나서의 생활은 예상보다 더 가혹했다. 한 달에 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카드로 쓰다가 하루아침에 카드 없는 삶을 시작하니 모든 면에서 너무 괴롭고 불편해졌다. 모든 소비를 현금으로 해야 하는데 지난달 카드대금을 결제하고 나니 정작 이번 달에 쓸 돈이 많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지나가다 마음에 들면 바로 살 수 있던 것들인데 이제는 마음대로 살 수 없게 되었다. 내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신용카드와 결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제 와서 재발급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제대로 된 지출구조를 만들고 내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그만큼의 대가는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전략을 세웠다.

 

 우선 내가 한 달 동안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쭉 적어 내려갔다. 돈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필수지출, 쉽게 말해서 정말 필요해서 쓴 돈과 욕구지출, 즉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냥 쓰고 싶어서 쓴 돈이 얼마인지 분류를 해 보았다. 막상 필요해서 쓴 돈은 많지가 않았다. 교통비와 점심값등의 식비, 사람들 만나서 쓰는 돈과 용돈을 빼고 보니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 꽤나 많았다. 쉽게 쓸 수 있었기에 안써도 되는 돈까지 써버렸었던 것을 깨달았다.

 

 지출 내역을 파악하고 나서 내가 꼭 써야 할 돈의 합계를 내고 주단위로 나눴다. 필요한 돈의 성격에 따라 공납금, 전화요금, 보험료등 매달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필수지출 통장, 용돈이나 식비가 포함되는 생활비 통장과 개인적으로 쓰는 용돈통장, 그리고 매월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어쩌다 한 번 씩 일어나는 비정기지출을 위한 비정기통장에 각각필요한 만큼 매월 1일에 자동이체 되도록 했다. 매주 정해진 돈만 쓰도록 하고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알기 위함이었다. 더 정확한 지출내역을 알기 위해 가계부도 썼다. 지갑에는 3만원 이상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최대한 돈쓰는 것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불편하면 돈도 덜 쓰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로부터 열 달이 지났다. 신용카드와 결별한 몇 달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은 신기하게도 신용카드가 없는 것이 처음처럼 그렇게 힘들거나 불편하지가 않다. 오히려 신용카드 없는 지금의 생활에 이로운 점이 더 많아졌다.

 

 나에게 더 이상의 충동구매는 없다. 신용카드가 있는 것 자체로 쓰고 싶을 때 바로 쓸 수 있었던 상황과는 다르게 정해진 돈을 가지고 써야 하기 때문에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쓰게 된다. 돈을 쓰는 매 순간 신중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획적인 지출을 하게 되고 스스로 소비를 통제하게 된다. 필요한 돈만 쓰다 보니 지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가끔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설 때도 있지만 갑자기 사고 싶었던 것들의 대부분은 정작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말 필요한 것이 생기면 돈을 모아서 산다. 카드로 할부구매를 하면 할부수수료가 붙는다. 반대로 단기적금에 저축해서 사면 많지는 않지만 단 몇 푼이라도 이자가 생긴다. 돈을 모으는 동안 진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여기저기에서 비교를 하고 사니 사고 나서 후회할 일이 없다.

 

 카드가 없기 때문에 카드 결제일도 없다. 신용카드를 쓸 때 월급을 타고 며칠 후면 카드값으로 빠지고 남은 돈이 얼마 없어서 돈을 벌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어서 카드값 갚는데 급급했고, 생활비가 모자라서 카드로 생활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음 월급날까지 쓸 돈이 많이 남아 있다. 결제일이 다가올수록 받던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도 늘어났다.

 

 또 지출이 줄어들어서 저축할 돈이 늘었다. 카드를 쓰는 동안은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했다. 그런데 남는 돈으로 저축을 하게 되니 잊고 살았던 저축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차곡차곡 쌓여 가는 돈을 보면 돈 버는 것이 즐겁고 보람 있다.

 상담을 하는 고객들이나 아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신용카드가 없으면 생활이 힘든 사람들이 많다. 나는 늘 그들에게 말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신용카드와 결별하라.”고. 물론 처음에는 힘들지 모르지만 힘든 몇 달을 보내고 나면 삶의 여유와 만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 느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없는 삶은 돈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걱정을 덜어 줄 것이다.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공 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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