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잡지의 재무상담 과연 믿을만 한가?
신문과 잡지에 이제는 고정코너로 자리잡고 있는 재무상담 서비스. 그러나 고객의 재무문제 해결을 돕고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한 재무상담이 오히려 고객의 미래 위험을 부추기고, 잘못된 분석과 조언을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상담은 결과적으로 고객의 재무상태를 상담 받기 이전보다 더 악화시켜 놓는 결과를 가져온다.
4인 가족 생활비는 과연 얼마? – 비현실적 지출내역 가정
"김씨는 부인과 두명의 자녀(3세, 11월 출산예정)를 부양해야 한다….. 김씨의 월평균 급여는 약 500만원이다. 생계비와 활동비 등으로 매달 200만원, 재테크 300만원(소득공제연금 25만원, 변액보험 100만원, 펀드 3개 각 50만원, 가족 구성원 별 보장성보험 43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다행히 빚은 없다. 또 김씨에게 재테크가 절실한 이유는 자녀 대학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물론 안정적인 노후생활도 꿈꾸고 있다. .. 이에 대해 **팀장은 펀드보다 보험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김씨는 펀드 3개에 불입하는 투자금을 모두 변액보험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한 경제잡지의 재무상담 코너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위 상담의 첫 번째 문제는 외벌이 4인가족 월 지출이 과연 200만원밖에 안되냐는 점이다. 서울시가 발간한 \\'2009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모든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82만5000원이며 여기에 식료품(61만원), 교통·통신(37만원)을 차지한다고 한다. 서울시민 평균지출 지출 280만원은 김씨 생활비 200만원을 훨씬 뛰어 넘는 수치이다.
김씨 가족의 경우 위 통계대로라면 식비와 교통,통신만 100만원이다. 여기에 아파트 관리비 25만원, 남편용돈 30만원, 부인과 부모님 용돈 20만원, 부인출산대비 병원비 5만원, 3세 아이 어린이집 비용 40만원만 까지만 따져도 이미 220만원 지출이다. 200만원을 생활비로 잡았다가는 김씨 가족은 문화생활은 커녕 ,옷이나 신발, 생활용품도 살 수 없다. 명절, 경조사, 세금, 자동차보험 시기가 다가오면 돈이 없어 마이너스 통장 신세를 져야 한다. 300만원을 저축하는 가정에서 정작 생활비가 모자라는 어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위 재무상담 전문가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그저 생활비 200만원 저축 300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300만원저축 그러나 매달 돈에 쪼들려 마이너스 통장을 써야 한다(?)
제대로 된 재무상담이라면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수입과 지출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 가정의 살림살이와 지출내역에 대해 최대한 자세하게 조사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김씨가 200만원이 생활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정말로 그러한지 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재무상담에서 이러한 부분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위 사례에서 보듯이 산출된 잉여자금 즉 저축가능자금은 결국 비현실적인 실천 불가능한 허수일 뿐이다. 오히려 만약 제시된 포트폴리오 대로 실천한다면 저축은 하지만 늘 생활비가 모자라 빚으로 살림을 유지하고 매월 이자비용을 추가로 더 지출해야 하는 황당한 결과를 빚을 지도 모른다.
돈 쓸 일은 교육과 노후 밖에 없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은 한 가정의 돈쓸일 즉 재무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저축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재무목표가 노후와 자녀 교육 두 가지 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씨가 전문가의 조언을 따른다면 지금 300여 만원의 저축을 연금보험과 자녀교육보험에 올인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 상황은 어떠한가? 당장 올 11월이면 출산비용도 필요하다. 차도 한번은 교체해야 하며 갑자기 부모님이 몸이 아프실 경우도 있다. 남편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할 지도 모르며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 형제 자매가 결혼할 수 도 있고 부모님 칠순이 바로 코앞이라 목돈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아이들 대학유학이 문제가 아니라 고등학교 등록금과 대학등록금도 있다. 이렇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은 뒤로 한 채 중도에 해약하면 손해인 장기저축 상품인 보험만으로 저축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포트폴리오이다. 김씨 가정에 위와 같은 사건들이 발생해서 돈이 필요하게 된다면 손해를 보고 중도해약을 하는 결말로 귀결된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투자는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 (?)
" 안씨의 연봉은 약 4500만원으로, 세금 공제 후 매달 약 240만원을 급여로 받는다. 1년에 세번 보너스 달에는 500만~600만원을 받는다. …. * 팀장은 마이너스통장 활용을 권했다. …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매달 45만원가량을 투자하고 보너스달에 마이너스통장을 제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경우 꼭 명심해야 할 점이 보너스달에 반드시 마이너스통장을 제로로 만드는 일이다.. …40만원은 적립식펀드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안씨에게 있어서 최고의 대안이다."
역시 유명 경제잡지에 실린 재무상담 사례이다. 비정기적인 보너스를 매월 정기적인 투자로 돌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 방법이 다름아닌 마이너스 통장을 쓰라는 즉 빚을 내서 하라는 조언이다.
이 투자가 성공하려면 투자 수익율은 적어도 마이너스 통장의 이율 (년 9-10%) 보다 높아야 한다. 여기에 적립식 펀드 수수료 2%를 생각해야 한다. 보너스가 나올 때 마이너스 통장을 갚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적어도 5% 정도는 이미 마이너스를 깔고 투자하는 셈이다. 이게 과연 합리적인 투자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한가지 빚을 내서 하는 투자의 맹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다가 하는 상황에서, 시장상황에 전혀 영향 받지 않은 매달 기계적인 투자가 가능할까? 운이 좋아 시장이 오른다고 가정해 보자. 높은 수익율에 고무된 투자자는 보너스를 타면 마이너스통장을 갚기보다는 오히려 그 돈으로 투자금액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자비용은 계속 늘어난다. 그러다 시장이 하락하면 그럼 어떨까? 실제로 작년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하락의 공포 때문에 적립식 투자를 중도에 멈췄다. 하물며 이자까지 물면서 투자를 지속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위 사례의 안씨도 하락하는 시장을 비관하며 빚 내서 한 투자를 후회하고 중도에 투자를 포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제대로 된 재무상담이라면 오히려 빚을 통한 투자의 위험과 한계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것이 옮을 것이다. 빚을 통해서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미래 고객의 재무상태를 더 악화시킬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각 금융사별로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을 외치면서 재무상담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상담의 이면에는 고객의 재무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실질적인 문제해결 솔류션을 제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오히려 위 사례처럼 가장 기본적인 지출분석조차 없이 막연한 저축가능금액으로 기계적인 포트폴리오를 짜 준다. 그나마 그 포트폴리오도 교육이나 노후준비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전문가 그리고 가계부를 준비하라
이러한 무늬만 재무상담이 내용들이 버젓이 신문이나 잡지의 지면을 차지하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소중한 돈들을 이런 잘못된 상담으로 인해 날려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악화된 재무상태로 인해 우리 가족이 누려야 할 평범한 일상조차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나에게 맞는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문가가 되기도 어렵다. 따라서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재무상담전문가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가계부이다. 가계부를 통해 자신의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스스로 맞추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전문가의 도움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에듀머니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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