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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자산이 아니다[1]
추천 0 | 조회 3956 | 번호 1725 | 2010.02.01 10:34 금융 (finance1.***)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라는 구호가 만든 가계부채

 

투자를 해야만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보편화 되었다. 공돈 50만원이 생기면 저축과 투자 혹은 소비 증가 중 무엇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저축이라고 답하는 사람과 투자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반반 차지한다. 그러나 문제는 저축을 선택한 사람들의 심리상태이다. 기꺼이 저축이 즐거워 하겠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은 투자가 정답인 것 같으나 투자할 자신이 없어 저축을 선택한다. 그리고는 저축하는 자신이 답답하고 한심하고 불안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여긴다. 낮은 이자의 빚을 지렛대 삼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를 실력만 있다면 벌써 참여했을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보편화 되면서 저축은 무능하거나 손해보는 것이고 투자를 해야만 한다는 사회적 강박관념이 보편화 되었다. 그리고 투자를 위한 빚은 좋은 빚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에 나서게 되고 결국 수요가 늘어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게 되었고 집값 공포심이 퍼지기 시작했다

 

2천년대 초반만 해도 보수적인 신문에서조차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이상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투기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시절이 있었다. 일명 복부인이라 불리는 부자 주부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에 대해 사회적으로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부동산 투자 열풍은 평범한 중산층 서민의 가정경제까지 파고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이뤄진 것이 가계부채 상승이다. 이미 오른 부동산 가격은 보통의 중산층 서민에게는 부담스런 가격이었던 것이다. 부채를 끼지 않고는 부동산 자산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워졌다. 더오르기 전에 내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공포심과 이제라도 집에 투자해야 부자가 될수 있다는 환상으로 인해 사람들은 너도나도 빚을 내서 집에 투자를 했던 것이다. 알고 보면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은 누군가가 빚을 내서 집에 투자하는 돈을 버는 것이다. 결국 자산 소득이란 누군가의 부채비용이 이전된 것이나 다름없다.

 

어찌되었건 사람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동산만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조그만 자극에도 부동산 시장은 들썩였다. 그리고 시장의 들썩임과 더불어 가계 부채는 계속 증가해왔던 것이다.

 

빚은 소도 잡아 먹는다.

거기에 저금리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부채 이자가 낮아 빚을 공짜돈으로 인식하는 왜곡된 경제관념까지 더해지면서 빚은 자산 투자를 위해 유효한 종자돈이 되고 결국 빚도 자산이라는 상식까지 생겨버린 이상한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중산층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뤄졌지만 이전보다 더 가난한 일상을 살게 되었다. 소득의 상당부분이 부채이자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자산 소득을 벌 것이라는 믿음은 아직 장부상의 숫자로만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는 앞으로도 집을 팔아 오른 집 값 만큼을 손에 쥘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결국 주택담보 대출 이자를 내느라 생활비가 부족해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 상담 중에 만난 어느 고객은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거의 바닥났음에도 여전히 부동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담보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셈인데도 집 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부동산 매각을 통한 부채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었다. 심지어 팔고나면 다신 내 집을 못 갖게 될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 하고 있었다.

 

차익 실현과 내집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시작한 것 때문에 일상의 가정경제가 담보 대출에서 마이너스 통장의 바닥으로 이어지고 현실을 만들었다.

이미 매입 당시 보다 많이 올랐어도 더 한 욕심 때문에 차익실현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내 집이라는 의식까지 더 한 상태에서 채무불이행 상태까지 이어질 가계 경제를 그냥 한숨 속에 묻어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자비용외 다른 지출에 긴장감을 갖는 것도 아니다. 이미 이자로 인한 스트레스 상태가 심각했기 때문에 충동지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었고 가끔씩 집 값이 더 오를 것이란 뉴스를 접하면 마음이 먼저 부자가 되어 마이너스 가계 현실을 잊어버리곤 하는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은 이처럼 대단히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다. 당연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가질 수 있는 차익 실현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이 쯤 되면 집에 투자하기 위해 일으켰던 좋은 빚(?)은 언제 어느 때에 가정 경제를 덮칠 폭탄으로 돌변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자가 낮기 때문에 괜찮다고 위로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지난해 한 차례 글로벌 경제 위기감 증폭으로 국내 금융회사들도 앞다퉈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최근에도 은행의 CD금리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위로할 수도 없다.

 

지난해 고금리 특판 예금 상품을 많이 팔았던 은행 입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금리를 안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고금리 특판 예금 상품들의 만기가 연말까지이기 때문에 그 이자를 예금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대출 금리를 높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가는 이자는 높은데 벌어들이는 이자는 적어 예대 역마진이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늘 저금리이기 때문에 빚으로 투자하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의 금리는 늘 저금리도 아닐뿐더러 변덕이 심해 언제 어느때 갑작스럽게 금리가 치솟을 지 알 수 없다. 무리한 빚으로 집을 산 상당히 많은 가정경제는 금리변동이 약간만 이뤄져도 당장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심지어 갑작스럽게 금리가 치솟을 경우라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 이제라도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빚은 절대 자산이 아니다. 옛말에 빚은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전통적으로 소는 농경사회 재산의 전부로 상징되어진 것이다. 결국 빚은 전 재산을 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고도의 금융기법이 난무하는 현실이지만 이미 한국사회 중산층 삶은 빚이 삶을 삼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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