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부자들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시간을 귀중하게 여긴다. 김종수 씨(61세)는 상가투자로 50억대의 자산을 형성한 부자다. 가끔 상담을 받으러 오는 김 씨에게서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가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부자들 중 십중팔구는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김 씨는 분명 의외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부자들이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다. 특히 한국인의 유별난 평등의식은 부자들이 값비싼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지은 죄도 없는데 남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느니, 맘 편하게 지하철을 타고 다니자는 것이 김 씨와 같은 부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김 씨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죠. 자가용 몰고 다녀 보세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살인적인 교통난을 겪게 됩니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내 입장에서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 막힐 일 없는 대중교통을 선호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국내 교통여건은 개선될 여지가 많다. 서울을 종횡으로 누비는 지하철 노선이 9개나 들어섰으며, 천안까지 전철이 놓일 정도다. 기름 값이나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사고위험 등을 고려하면 운전을 취미로 하지 않는 이상, 대중교통만 이용해도 별 문제가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부자들은 이러한 시대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참고로 알아둘 것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부자들이 자가용 기사를 두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부자들은 자기 차를 손수 몰고 다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기사를 둘 경우, 부자들은 자신들의 프라이버시가 손상 받는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이나 중요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또 부자들은 시간 효용성 차원에서도 꼭 필요할 때만 자가용을 끌고 다닌다. 그런 까닭에 기사를 따로 고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편, 부자들은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간을 창출해 내는 데도 무척 능한 사람들이다. 유명 외국계 회사 한국 지사장으로 근무하는 윤은호 씨(54세)는 금융자산만 10억 넘게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다. 그런데 윤 씨의 일과표를 보면 그가 본인의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도무지 없어 보인다. 해외 출장을 빈번하게 가며, 국내에 머물 때에도 회사 내부 단속하랴, 각종 모임에 참석하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 씨는 나름대로의 시간운용전략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말은 아래와 같았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 세상에서도 바쁜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극도로 바쁜 가운데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사람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윤 씨는 그런 차원에서 자신이 필요한 모임에 매달 참석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 지사장들과 함께 하는 ‘재테크 모임’이다. 이 모임에서 윤 씨와 참석자들은 평상시 하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누지 않는다. 오직 재테크와 관련된 정보만 교환한다. 시간을 쪼개 이런 모임에 참석함으로써 윤 씨는 재테크의 최신 흐름을 파악한다.
이런 모임에 참석하지도 못할 정도로 바쁜 부자들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끌어다 쓰기도 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을 동원한다. 여고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지영선 씨(60세)는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있고, 금융자산만 30억 넘게 가지고 있는 부자다. 주로 상가 임대료를 받아 생활해 왔고, 재테크는 예금 위주로만 했었다. 그런 그녀가 하루는 자신의 딸을 동반하고 왔다. 그리고 딸한테 5,000만원을 주어서 펀드 투자를 시켰다. 펀드 투자로 20%의 수익률이 생긴 다음에 지 씨는 자신의 자산을 본격적으로 굴리기 시작했다. 지 씨에게 딸에게 돈을 맡긴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지 씨는 다음과 같이 답했었다.
“솔직히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내 판단만을 믿고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딸을 동반했던 겁니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머리가 빨리빨리 돌아가지 않겠어요? 전문가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들고, 믿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 혼자 갔다가는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딸을 데리고 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뭣보다 하는 일 때문에 증권사를 자주 오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시간절약차원에서 딸을 데리고 왔던 것입니다.”
부자들 중에는 지 씨와 같은 사람이 꽤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방문할 때 가족을 동반하고 온다.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은 아내나 자식들을 훈련시켜 투자를 맡김으로써, 재테크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을 대폭 절약하려고 한다. 또 한 가지, 부자들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만 의지하기에는 요즘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부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투자하면 서로 각자 얻은 정보를 교환하면서 정보를 얻는데 들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정보의 질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피붙이인 가족들이 주는 정보는 부자 입장에서도 신뢰할 만하다.
머니닥터 : 여운봉 (미래에셋 생명 스타타워 지점장 www.likebu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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