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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아이큐] 돈을 버는 것도 힘들지만 쓰기도 쉽지 않다[3]
추천 0 | 조회 9522 | 번호 1542 | 2009.02.24 18:48 금융 (finance1.***)

일반적으로 돈만 있으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한다. “뭐, 돈을 쓰기가 어렵다고? 일단 주고 나서 얘기하자!” 단적으로 우리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약간의 부러움과 시기가 발동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복권에 당첨만 된다면 그 돈이 몇 십억일지라도 잘 관리할 수 있다고 위안을 삼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갑자기 생긴 인생의 행운을 잘 관리하지 못해 복권 당첨이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이 사실을 부인하고 싶은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에 선뜻 동의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그 돈으로 인생을 풍족하고 안락하게 살려면 자신이 돈을 잘 관리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달의 수입과 한 달의 지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수입은 대개 한 번 발생한다. 반면에 지출은 하루에도 쉴 새 없이 일어난다. 지출은 횟수와 항목이 너무 많다. 가계부를 적는데 매번 실패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번 실패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입과 지출을 한 달 단위로 관리한다. 그래도 한 달이라는 시간은 인간이 도전해볼 만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매달 가계부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번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돈 관리의 시간 단위가 1년 혹은 10년 정도로 길어진다고 생각해보자. 한 달 정도의 수입과 지출도 관리가 쉽지 않은데 1년에 한 번쯤 돈을 어디에 썼나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생의 수입과 평생의 지출 사이에서 자신의 돈을 관리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생을 통해 월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우리는 돈을 써야 한다. 심지어 죽은 후에도 돈이 들어간다.


농부는 재산을 1년 단위로 관리하면 된다.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토지가 확보되면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노동을 통해 먹을 양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평생을 노동할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돈과 교환되는 노동력은 일정기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현대인들은 돈을 일년 단위가 아니라 농부보다 훨씬 긴 시간을 고려해서 관리해야 노년의 궁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산업화는 이미 수 백 년간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다. 돈 관리가 새삼 중요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는 아버지세대보다 거의 10년에서 20년 이상을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 오래 살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 문명의 혜택을 보기 위해 우리는 훨씬 복잡하고 골치 아프게 돈 관리를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된 것이다. 


늘어난 소비기간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발생한 소득을 좀 더 면밀히 관리 해야 한다. 관리에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끔찍한 노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엑셀에 수식을 넣어놓고 기름 한 번 채울 때 마다 평생의 현금흐름을 고민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냥 쓰다 죽는 게 낳을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지출과 현재의 지출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그 균형이라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린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재테크에 열광한다. 왜냐하면 더 좋은 차를 타고 싶기 때문이다. 붐비는 출퇴근길에서 사람들과 섞여 불편을 감수하기보다 멋진 자가용을 타면서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다니고 싶기 때문이다. 근사한 식사와 분위기 있는 찻집에서 이야기를 우아하게 나누고 겨울이 되면 스키장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울한 노년을 보내기는 싫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재테크는 수입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평생지출을 관리하려는 방법이다. 현재의 소비수준을 줄이지 않고 그때 그 때 필요한 소비를 다 충족하는 방법은 충분하게 돈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더 바랄게 없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없다. 그리고 충분한 돈이 있다고 해도 그 돈을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부자에게도 역시 돈을 잘 쓰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돈을 쓴다는 것은 단지 오늘 세탁기를 구입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3년짜리 적금을 드는 것도 돈을 쓰는 것이다. 왜냐면 그 돈은 3년 뒤엔 어딘가에 쓰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돈은 결국 쓰여진다. 지금 쓰느냐 나중에 쓰느냐의 문제 일 뿐이다. 그런 의미로 돈을 쓴다는 것은 현재의 소비, 미래의 소비를 의미하는 저축과 투자의 문제를 다 포함하는 것이다. 돈을 쓰지 않는 것도 돈을 쓰는 방법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 달의 소비를 절제하는 수고와 고통을 고려한다면 평생에 걸친 소비에 걸 맞는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계부조차 쓰지 않으면서 나는 “이 일을”할 수 있다, 관리는 무슨 관리가 필요한가라고 말하는 사람은 현실을 기만하는 것이다. 돈을 잘 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돈을 잘 쓰는 방법을 익히고 실천하는 것으로 우리는 더 많은 재무적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돈을 잘 쓴다고 하는 것은 단지 절약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적절히 절제된 소비와 미래의 소비수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으로 설정된 위험수준과 유동성과 수익이 고려된 투자포트폴리오에 돈을 잘 써야 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돈을 쓰는 방법 또한 배우고 훈련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다.


시간적으로 인생의 전 생애를 고려한 지출계획을 세우는 것은 우리가 돈을 잘 쓰기 위해 해야 할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일이다. 인생을 “통째로”바라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신은 언젠가 나이가 들 것이고 더 이상 월급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젊고 혈기 넘치는 당신이 육체적으로 늙고 정신적으로 지쳐 벤치에 기댄 노년의 당신을 배려하는 것, 이런 배려가 당신이 오늘 구닥다리 중고차를 버리고 보기에도 멋진 새 차를 사고 싶은 당신의 불타는 욕구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 지 대답해 줄 것이다.

 

머니닥터 : 신상훈 (머니트리 교육팀장/국제공인재무설계사)

 

※ 본 글은 '나의 금융생활 네트워크' Daum 금융(http://home.finance.daum.net/)에서 제공하며, 당사의 허락 없는 무단 전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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