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한번만 더 IMF와 같은 상황이 오면 주식이든, 부동산 이든 올인하여 한 몫 단단히 챙기겠다.' 라고 하는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일 우상향하는 주식과 부동산을 보면서 '앞으로는 그런 기회가 절대 없을 거야.' 하며 아쉬워하던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2008년 10월, 어느새 우리나라 자산시장 상황은 IMF때와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으나 누구 하나 이 기회를 잡으려 달려드는 사람은 보기 힘든 것 같다. 그리고 이유는 2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작년과 올해 초 투자자금을 모두 소진해서 소위 말하는 '총알'이 없거나, 투자 가능한 현금은 있으나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문만 펴면 온통 공포를 자극하는 문구들뿐이다. '바닥이 안 보인다.', '공포의 악순환', '집중투매', '대학살의 날' 등 이런 문구를 보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따라서 이럴 때 일수록 이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금 투자를 한다면 이 돈은 언제 쓰일 것인가?
똑같이 천 만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돈을 내년 봄 가족여행자금으로 쓸 사람도 있을 것이고, 3년 뒤 내집 마련에 쓸 사람도 있을 것이며, 10년 이상은 손 안대고 묶어 둘 자신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부터 이 세 사람은 선택의 길이 갈린다.
즉, 지금 주어진 돈의 액수가 같고, 같은 시점에 있지만 첫번째 사람에게 지금 상황은 '위험'이다. 투자기간 6개월 가지고는 현재와 같은 장세에 뛰어드는 것은 불구덩이에 뛰어 들면서 화상을 안 입겠지 생각하는 것과 같다. 두번째 사람에게 현재는 위험일수도 있고 기회일수도 있다.
물론 필자는 3년 후에도 경제상황이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3년 기간 정도만으로 여유자금을 모두 투자하기에는 위험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여기서 위험관리라는 것은 예/적금, ELS 등과 같은 원금보장형 안전자산을 의미하며 이러한 자산을 일부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사람, 이 사람은 지금 시점은 엄청난 기회다. 10년 후의 시점에서 보면 지금은 주식 '땡 처리' 기간이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손 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여유자금 대부분을 주식형 상품에 투자해도 좋다.
따라서 이것을 펀드와 변액 등의 상품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펀드는 보통 3년 정도의 투자기간을 보고 변액은 10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본다. 따라서 일단 현 상황에서 판단할 것은 현재 투자하고 있는 자금이 언제 무엇을 위해 쓰일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그에 맞도록 액션을 취하면 된다.
즉, 적립식 펀드에 이미 1년 정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작년 고점에 제대로 물려 저점까지 그대로 주식을 매수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 자금이 향후 3년 이내에 쓰일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라면 환매보다는 더 이상 자동이체만 중지하는 것이 좋다. 하락기간 동안 줄곧 납입을 했으니 적립식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인 Cost-Average효과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기회이며 원금회복을 가능한 빨리 하려면 역시 저점에서 납입을 중단하는 것이 최상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액의 경우는 다르다. 변액은 앞서 예로 든 세 사람 중 마지막 사람에 해당한다. 가장 좋은 변액상품 관리법은 작년 고점을 찍었을 때 '이미 불입된 돈'과 '앞으로 불입할 돈' 모두 채권형으로 바꿨다가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불입할 돈만 주식형으로 전환하는 것이겠지만 사실 이건 지나서 하는 얘기지, 대부분 변액 가입자들은 아마도 여전히 주식형 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변액 가입자들은 10년 이상의 기간을 가져가는 만큼 현재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 10년 후의 목돈 마련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주의할 것은 최근 경제신문을 보면 변액상품의 경우 채권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식으로 쓰여진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상품의 성격과 재무설계를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주식형 펀드는 이미 하락할 데로 하락했는데 이 상황에서 기껏 기대수익 5% 정도 밖에 안되는 채권형으로 바꾸면 원금회복은 도데체 언제 하라는 얘기인가. 방금 언급한 것처럼 변액상품을 아직 주식형으로 가지고 있다면 이미 단매를 많이 맞은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기에서 미래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현재를 기회로 삼고 계속 저가매수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는 단 하나, 10년 후 경제 상황이 지금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인간은 너무 지혜롭기 때문이다.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머니닥터 :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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