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그러나 폭락하는 증시에는 날개가 없다.
추석연휴에 발표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은 전세계 증시를 폭락시켰다. 2008년 9월 16일 우리나라 증시도 90.17포인트 하락한 1387.75포인트로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환율은 10년내 최대폭인 51원이나 올랐다. 그동안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 날도 6천억을 넘어섰다. 놀란 개인도 2600억이나 팔았다.
폭락증시에 개인투자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많은 증시전문가들의 전망들이 다시 한번 쏟아진다.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향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그리고 그들의 예상 KOSPI지수도 나온다. 1300~1600정도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시장을 어둡게 보는 전문가조차도 유망종목을 추천한다. 우량주, 연기금매수종목, 대형우량주, 경기방어주 등을 매수하라고... 개인투자자는 또 한가닥 희망을 걸고 그 종목에 투자한다. 이제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없을 것이라며... 또 막연히 올라갈 것만을 기대하면서...
최근 P씨는 금융기관 직원의 전망에 치를 떨고 있었다. 작년 말부터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금융기관 직원을 찾아가 펀드환매를 요청했으나 세 번이나 그냥 돌아왔다고 한다. 금융기관 직원의 전망을 듣고 나면 펀드환매보다는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만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에 주가지수는 600포인트나 빠졌고 손실도 점점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시장이 하락할 때 금융기관은 고객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두렵다. 일단 빠져나가면 다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담당 관리직원도 마찬가지다. 관리고객의 자금이 빠져 나갈수록 자신의 실적에 치명타를 입게 되고, 실적부담은 고스란히 인센티브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아무리 고객이 손해를 봐도 장기투자로 유도하거나 또다른 유망상품을 소개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는 그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특별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손해를 조금이라도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서로 불신이 쌓인다. 이제는 더 이상 믿지 않겠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또 그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성공하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또 실패한다. 그리고 또 불신... 실패-성공-맹신-실패-불신---이 반복된다. 언제까지 이런 불안한 순환을 계속할 것인가?
개인투자자의 이러한 악순환은 바로 투자상품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고, 시장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전문가의 말에 맹신과 불신을 반복하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지금 자신의 투자가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는지를 알아야 한다. 투자상품을 선택할 때 기본적분석과 기술적분석을 제대로 했는지? 내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준이 맞는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르고 하라는대로 한 것 뿐인지? 지금부터라도 그 이유를 확실히 찾아내야 한다. 폭락에 자포자기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자기만의 색깔을 찾고, 자신의 색깔과 시장이 부합할 때 투자하면 된다.
왜?
시장은 사이클이 있다. 그래서 계속 추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또 언젠가는 상승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예전처럼 막연히 지나쳐버리면 또 맹신과 불신만 반복할 뿐이다.
이제는 개인투자자도 똑똑해져야 한다. 개인투자자가 투자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전문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어떤 투자상품을 추천받았을 때 내가 그것을 투자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기준이 생기면 시장이 하락하든 상승하든 불안해하지 않게 된다.
주식에 실패하고 있다면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주식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라. 펀드에 실패하고 있다면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펀드공부에 매진하라. 그러면 답이 보인다. 그리고 향후 투자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를 천금같은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
[송영욱 '대한민국 펀드교과서'저자 / 새빛에듀넷 이사]
글쓴이 : 송영욱 (새빛에듀넷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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