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노컵 국제유도대회 남자 60kg급 3위(2007), KRA컵 코리아오픈국제대회 남자 유도 60kg급 3위(2007),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60kg급 동메달(2007),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60kg급 동메달(2007). 3위,3위,3위.... 우리나라 유도국가대표 최민호의 아쉬운 과거 수상경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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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 베이징 올림픽, 최민호의 첫 금메달은 감동적이었다. 우리의 최민호 선수가 1회 부전승 이후 2회부터 결승까지 모두 깔끔한 한판으로 승리하며 3위 징크스를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준결승에서 승리할 때까지만 해도 승리 후 여유롭게 손을 올리며 웃음 짓던 그가 결승에서 파이셔를 일명 딱지치기(?)로 한판에 물리치고는 엉엉 우는 모습이 하나도 추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름답고 감동스러웠다. 그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그는 그것을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상받고 있었다.
한편 지고도 웃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최민호에게 처참하게 무너진 루드비히 파이셔. 오스트리아의 금메달 유망주이자 세계랭킹 1위인 그가 최민호에게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그런 그가 시상식이 끝난 후 국내 인터넷 포털에서 순식간에 인기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파이셔의 아름답고 멋진 행동 때문이다. 최민호는 승리 후 그동안 참았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심판이 가까이 와도 일어나지 않았다. 울고 있는 최민호를 다독이며 일으킨 이는 바로 그 순간 패배가 확정된 파이셔였다. 파이셔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흥분되어 있는 최민호를 포근히 감싸 안아주었으며 최민호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최민호의 우승을 다시한번 확인시키고 축하해 주었다. 그는 금메달을 못따서 분통해하거나 경직된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시상식 내내 밝은 웃음을 보여 주었다. 승부에서는 최민호에게 졌지만 그는 진정한 승리자였다.
나는 사실 게임이나 승부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 편이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투자라는 것을 시작하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집착은 항상 큰 실패로 보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투자시장에서 경험해 왔다. 그래서 지금은 시장추세에 순응하는 것이 나만의 알량한 기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않고 배우려하면서 더 큰 실패는 피할 수 있었다. 큰 실패를 피한다는 것은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투자승률보다 위험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것을 아는데 많은 희생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실패와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좀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파이셔에게서 그런 여유를 보았다. 그는 고수다. 그는 경기에서는 졌지만 그를 본 사람의 마음을 얻은 승리자다.
나는 파이셔에게서 투자자로서 배워야 덕목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는 여유이다. 나는 투자를 할 때 반드시 목표수익률과 손절매기준을 정하고 들어간다. 시장이 좋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손절매기준만큼의 손실이 나면 ‘이번 투자에서는 내가 졌다’하고 깨끗이 물러난다.
시장과 싸워 이기려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 시장을 인정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투자에서 왜 실패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는지를 준비한다. 아마도 파이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민호에게 당한 패배를 지금은 인정하지만, 앞으로는 자신이 1등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실패요인, 최민호의 약점, 이길 수 있는 기술 등을 준비할 것이다. 파이셔의 웃음 뒤에는 바로 그런 것이 숨어 있다.
우리의 영웅이 된 최민호, 그가 향후에도 계속 우승하기를 기원한다. 하지만 설령 파이셔가 다음 세계대회에서 최민호를 이긴다고 해도 나는 파이셔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그때 우리의 영웅 최민호도 여유 있는 웃음과 함께 그의 승리를 축하해 주었으면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 탓, 남 탓을 할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을 깨끗이 인정하고 지금부터 다음 기회를 위해 준비하는 여유를 갖는 ‘파이셔 같은 행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영욱 ‘대한민국 펀드교과서’저자 / 새빛에듀넷 이사]
글쓴이 : 송영욱 (새빛에듀넷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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