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워치 죽기를 각오해야…이재용에 날린 준감위의 경영 시그널 입력2025.07.23. 오후 4:26 수정2025.07.23. 오후 4:34 기사원문 강민경 기자
이찬희 위원장 재판 족쇄 끝…이제 책임 보일 때 삼성은 500만 주주 기업…공격적 경영으로 보답해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하고 있다.& #x2F;사진=공동취재단원본보기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는 죽기를 각오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삼성의 경영 전환을 정면으로 촉구하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10년에 걸친 사법 족쇄가 풀린 지금 삼성은 다시 책임경영이란 시험대 앞에 섰다는 게 이 위원장의 진단이다.
23일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재판에 대한 굴레에서 벗어난 만큼 이 회장이 진정한 책임경영을 보여줘야 한다며 삼성이 발전해야 국민경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이제는 공격적 경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사고 싶어도 지금 맡고 있는 공적 역할 때문에 매매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중 500만명 이상이 삼성전자 주주다. 삼성은 이제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보다 기업가적인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경영과 관련해 그는;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많은 위원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위원회 차원의 통일된 권고 수준은 아니다며 개인적으로는 조속한 복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오늘 회의에서 그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법상 등기이사 복귀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므로 시기나 방식 등은 결국 회사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서 거론되는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라는 큰 기업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감안할 때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위원회 내에서도 아직 통일된 입장을 내지 못할 정도로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치한다고 해도 그 기능이나 견제 방식, 운영 구조 등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결국 회사 내부의 판단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내부 의견을 조만간 이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엔 이 회장을 뵐 기회가 없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간담회든 어떤 방식이든 직접 만나 위원회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그 첫머리에 반드시 책임경영 문제를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해당 사건은 국정농단 수사 이후 ;불법 승계 프레임으로 이어졌고 이 회장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총 102차례 재판에 출석했다.
대법원은 지난 17일 이 회장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기소 기준으로는 4년 10개월,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로는 5개월 만의 결론이다. 첫 수사와 의혹 제기까지 포함하면 10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