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 의결된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재차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 이틀만이다. 서 회장은 “총수는 ‘거상’, 즉 장사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며 “주주들의 뜻에 따라 합병을 의결했으니, 실적을 올려 대한민국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성장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셀트리온 사업현황 및 합병 이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먼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과 관련해 서 회장은 “합병에 대한 불확실성을 끊기 위해 원래 1조원 한도였던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다 받겠다고 지난 23일 주총장에서 얘기했다”며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이 청구권을 모두 행사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절차를 밟아서 (합병이) 연내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단계(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6개월 내 마무리짓겠다고 예고했던 2단계 합병, 즉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 회장은 “6개월 내 합병절차를 사수하겠다”며 “세 회사를 한꺼번에 합병하면 주주들끼리 이해관계 충돌이 생겨서 현실적으로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 의결 과정에서 반대표는 얼마나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정확한 숫자를 말할 순 없다”면서도 “(반대표를 던진)사람들이 다 청구권을 행사해도 그만큼의 자금은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사업 계획도 다시한번 명확히했다. 특히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짐펜트라(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베터가 아닌 ‘신약’으로서 미국으로부터 허가받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서 회장은 “유럽에서는 램시마SC를 바이오베터 트랙으로 심사하겠다고 해서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비교임상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미국은 그런 트랙이 없고, 신약 트랙으로 허가받아야 된다고 해서 코로나19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위약 임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임원한테 물어보니, 바이오베터나 바이오시밀러 허가받는 것 보다 신약으로 허가받는 과정에서 만난 FDA 사람이 3배는 더 많다더라”며 “대한민국 제약사가 미국에서 신약을 허가받았다는 건 굉장히 큰 스텝 하나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세계 곳곳에서 고객을 만나 제품을 홍보하겠다는 뜻도 다시한번 밝혔다. 서 회장은 “그룹 총수보다 샐러리맨(영업사원)으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다”며 “이번에도 캐나다에서 3주동안 130명의 의사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에는 (램시마SC를) 언제 출시하냐고 간호사가 묻길래, 신약 허가절차를 거쳐 내년 4월쯤이라고 답했다”며 “특히 젊은 환자들이 피하주사 약을 많이 기다리고 있다더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 램시마SC로 3년 안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보고받은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숫자들”이라며 “허가 전부터 시작된 짐펜트라 가격 예비협상은 어제부터 본격협상에 들어갔고, 연내는 해당 협상이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2030년까지 이 제품 하나로 최대 7조원까지도 볼 수 있다”며 “짐펜트라 경쟁 제품인 다케다의 엔티비오와의 비교임상도 내년 중 진행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도 2025년까지 5개 제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생선 장사랑 비슷하다”며 “마릿수, 즉 파이프라인이 증가하면 자동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는 22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미국 다음으로 꼽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지었다. 서 회장은 “한국 기업이 다국적 제약사랑 붙어서 이기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인이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미래의 중요한 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이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 기대치가 실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