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불과 두 달 만에 베이컨용 돼지고기 가격이 3배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지난 5월 베이컨용 돼지고기의 도매가격은 파운드(약 453그램)당 0.7달러까지 떨어졌지만, 7월 말에는 2.3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1월초 파운드당 1.3달러 수준이던 돼지뱃살 도매 가격이 8월에는 2.7달러까지 급등했다. 자료출처:팩트셋
베이컨 가격이 오르면 베이컨이 들어가는 치즈버거나 샌드위치 등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가뜩이나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물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인들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베이컨 가격은 지난달 초 파운드당 2.71달러까지 올랐다가 한 달이 지난 지금은 1.52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 교포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은?..."체감상 2배는 오른 듯"
그런데 한국 교포들과 유학생 등이 즐겨 먹는 삼겹살은 얼마나 올랐을까요?
지난 4일 현재 한인마켓에서 생삼겹살은 파운드(453그램)당 6.49~9.99달러, 돼지 갈비는 4.99~9.99달러, 목살은 5.99~12.99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생삼겹살만 비교해 보면 100그램당 최대 2,960원에서 최소 1,920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한국 삼겹살보다 결코 싸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 생산된 흑돼지 생삼겹살은 파운드당 12.99달러로 거래돼 100그램당 가격이 3,840원이나 됩니다.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한인마트에서 교민이 삼겹살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마트를 찾은 한국 교포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민 온 지 35년 됐다는 정 모 씨는 "예전엔 삼겹살 가격이 파운드당 2.99달러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2배가 훌쩍 넘어서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물가가 너무 올라서 살기가 힘들어졌다"며 결국 삼겹살을 장바구니에 담지 않고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 급등 이유는?..."7월부터 시행된 동물복지법이 한몫"
왜 이렇게 돼지 고기 값이 급등했을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겹쳐서인데, 그 중에 한가지는 최근에 시행된 법때문입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선 동물복지법이 시행됐습니다. 5년전인 2018년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동물복지법을 제정했는데요. 이른바 캘리포니아 돼지 법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양돈업체는 최소 24스퀘어피트(2.23 제곱미터) 사육 공간에서 돼지를 키워야 합니다. 이보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된 돼지고기는 아예 판매가 금지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