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무려 7개 차급에서 판매 1위를 거머쥐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실적 신기록을 이어가는 데 더해 국내에서도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9만2832대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은 32.8%로, 지난해 상반기(32.5%)보다 0.3% 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기아는 경차, 미니밴, 승용 전기차(EV) 등 총 7개 차급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쟁쟁한 경쟁 차종이 쏟아져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RV(레저용차량) 명가’ 답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MPV(다목적차량) 부문에서 선전했다. 경형 및 세단 차량, 전기차의 약진 또한 기아의 ‘깜짝 실적’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카니발’(3만9350대)이 MPV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중형 SUV ‘쏘렌토’(3만6558대), 준중형 SUV ‘스포티지’(3만6084대), 소형 SUV ‘셀토스’(2만6944대), 경차 ‘레이’(2만5114대), 중형 세단 ‘K5’(1만7502대) 등이 각 차급 1위에 올랐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 ‘EV6’(1만927대)가 국내 승용 전기차 1위를 차지하며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를 모두 제쳐 눈길을 끌었다. 고성능 전기차 ‘EV6 GT’, 국내 최초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니로 플러스’ 역시 꾸준한 월간 판매량을 보이며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EV9’ 론칭에 집중하며 이벤트를 최소화했던 기아가 신차효과 없이도 이와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기아의 국내 시장 지위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기아의 실적 신기록 행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차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부터 경차 전기차 ‘레이EV’까지 기대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출시한 대형 전기 SUV EV9의 판매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9 GT 라인’도 인도를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다수 차급에서 매달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계획돼 있다.
하반기 포문은 모닝이 연다. 2004년 국내에 첫 등장한 모닝은 120만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기아는 지난 5일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모닝’을 출시했다. 신차급 변화를 통해 ‘국민 경차’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포부다.
특히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기아의 패밀리 룩이 반영된 세련된 외장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사양을 탑재했다.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과 경제적인 연비는 덤이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경차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목표다.
경차 최강자 레이EV 역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기아는 단종됐던 레이EV 모델을 부활시키며 국내 보급형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척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