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 악화…작년 9.8조로 정기배당 맞출 수준 올해 30조는 남아야 특별배당 가능…"소비침체·투자 지속으로 여유 없을 듯"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 주주들이 기대했던 내년 초 & #39;특별배당& #39;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시황 악화, 대규모 투자 등으로 & #39;잉여현금흐름(FCF)& #39;이 악화한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앞서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9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과 성장 동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비용을 제외해 계산한다. 비용과 투자 후 남는 현금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사내 유보금 등으로 활용한다.
지난 2017년 10월 삼성전자는 2018∼2020년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매년 분기마다 지급하는 정기배당금과 특별배당금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2018~2020년 정기배당(매년 9조6000억원)을 실시하고 2021년 초에는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을 바탕으로 특별배당도 실시했다. 특별배당금은 1주당 1578원으로, 총 10조7000억원에 달했다.
다음 특별배당 시기는 2021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내년 초다. 시장에서는 3년 전과 같은 특별배당을 기대해왔지만 잉여현금흐름을 보면 사정이 녹록지 않다.
특별배당을 실시하기 위해선 3년(2021~2023년)간 잉여현금이 연간 정기배당금 29조4000억원(9조8000X3)의 두 배인 58조80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정기배당으로 지급하고도 남는 재원이 있을 때 특별배당으로 환원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정기배당을 9조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의 잉여현금은 19조6000억원이고, 지난해는 9조8000억원이다. 올해 29조4000억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으면 특별배당의 재원이 생기지 않는 셈이다.
올해 이 정도의 깜짝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반도체 시황 악화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회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여유 현금은 더욱 줄어들 수 있어서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1.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전 전망인 지난해 6월보다 1.3%포인트(p) 내린 수치다.
삼성전자는 투자 축소에도 선을 그었다. 지난달 31일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시설투자 금액은 53조1000억원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반도체 등의 판매 부진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가 지속되면 잉여현금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의 내년 초 특별배당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