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바이오텍과 손잡고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로부터 유방암을 타깃하는 이중항체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한 데 이어 국내 바이오텍인 피노바이오로부터 항체-약물 접합체(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을 도입했다. 셀트리온이 도입한 후보물질들이 모두 개발에 성공할 경우 지급하는 총 액수만 4조원을 넘어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피노바이오와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선급금 10억원을 지급했다. 이번 계약으로 최대 15개를 타깃하는 피노바이오의 PINOT-ADC 기술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15개 약물 개발에 모두 성공할 경우 셀트리온이 지급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최대 1조7758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파이프라인 후보 물질에 이 기술을 적용해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ADC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에이비프로로부터 HER2 양성 유방암 타깃 이중 항체 유방암 신약후보물질(ABP102)을 도입했다. 이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ABP102의 글로벌 공동 개발·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마일스톤은 약 139억원이며 상업화나 제3자 라이선스 아웃 시 발생하는 이익금은 단계에 따라 25~50%를 에이비프로가 수령하는 조건이다. 상업화할 경우 매출 달성에 따른 마일스톤은 최대 약 2조4300억원이다.
이번 협력으로 셀트리온은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전이성 직결장암·비소세포폐암·난소암 치료제 베그젤마 등 바이오시밀러 항암제들을 확보한 상태다. 두 바이오텍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항암제로 파이프라인 구성을 넓힌 셈이다.
셀트리온이 피노바이오로부터 도입한 ADC 링커-페이로드 기술은 전 세계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최소의 약물 투여로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목표 세포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서다.
에이비프로로의 ABP102도 마찬가지다. ABP102는 T세포 연결 HER2xCD3 이중항체다. HER2 양성 암세포와 T세포를 연결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T세포의 활성 조절로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 대한 특이성을 극대화한 장점을 지녔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업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글로벌 이중 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93억달러(약 12조9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피노바이오와 같은 선도 기술을 보유한 유망한 바이오테크와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과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