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준비에 있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보다 일찍 은퇴가 시작된 일본의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준비가 잘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들은 은퇴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 바로 1997년의 IMF 사태 이후의 경제 상황 때문이다.
실제로 단카이 세대로 표현되는 일본의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각 나라에서는 이들을 관광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벌이지고 있다. 한 여행사의 100일간 세계 일주를 하는 크루즈 여행상품은 특실이 1억 원이 넘었지만 모두 예약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준비를 거의 하지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 부모님의 노후는 부모님의 문제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가족 전체의 고민거리인 것이다. 실제로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의 부모님을 위한 금융 상품을 고민하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부모님을 위한 금융 상품을 선택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상황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크고 작은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둘째, 장기 간병 자금이 필요한 심각한 질병
셋째, 각종 경조사비용
넷째, 노후 생활비
질병에 대한 치료비나 장기 간병자금에 대한 준비로 보험을 가입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 만족할 만한 내용의 보험 상품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모든 내용을 모두 포함하기 위해서는 건강 상황도 좋아야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간단히 상해 보험만 가입한다면 대부분의 걱정거리인 질병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어 고민이 된다.
현재의 보험 제도에서는 부모님께 필요한 보장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거기에 맞는 보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많은 것을 보장 받으려는 기대보다는 암, 치매 등 구체적으로 선택을 해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골절 등 작은 부분만을 보장하는 보험보다는 오히려 장기 간병이 필요한 상황인 개호 보장을 해주는 상품이 더 중요하다.
각종 경조사비를 포함한 노후 생활비에 대한 부분도 고민거리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매달 일정한 생활비를 드리거나 불규칙적으로 돈을 드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부모님이 70세가 넘어서면서 부터이다. 질병에 대한 치료비와 생활비가 함께 필요한 상황이 많아지지만 자녀들도 40이 넘어선다. 그런데 자녀들이 40이 넘어서면 자녀들의 가정에서도 지출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부모님의 병원비도 부담이지만 매달 생활비를 드리는 것은 더 큰 부담이 된다.
도표 <가족 종합 통장>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연세가 60대 초반 이전이라면 일찍부터 종합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표처럼 연금 전환이 가능한 저축 상품과 보험 상품을 결합하여 가입하면 좋다. 이렇게 하면 작은 질병이나 각종 경조사비용은 중도 인출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큰 질병의 경우에는 결국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축과 보험을 모두 활용하면 된다. 다행히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경우에도 연금으로 전환하여 매달 생활비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한다면 부모님과 자녀들의 고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준비할 경우에는 매달 납입하는 금액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저축 상품을 가정의 상황에 맞도록 정한다면 크게 부담가지 않으면서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장 좋은 것은 가족 전체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형제들끼리 일정 금액을 나누어 부담해도 좋고 때로는 부모님과 함께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어차피 부모님의 재정 문제는 온 가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