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필자가 겪은 일이다.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10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물건값을 치르고 있었다. 계산원이 100원을 거슬러 주자 이 아이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이 100원 아줌마 가지세요."
하며 마치 팁이라도 주듯이 말하고는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나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 계산원은 더욱 기분 나쁘고 황당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 경우 그 아이와 부모 중 누구 잘못이 더 클까? 전적으로 부모의 탓이다. 철없는 아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아이의 부모는 분명 돈의 개념과 푼돈의 소중함을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고 부모 또한 잘못 된 소비지출 습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그렇지만 돈과 경제 관념이 없는 아이는 앞으로 세상을 사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경제교육은 어릴 때 시켜야 한다. 어려서 익히고 배운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기성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돈의 원리와 부를 축적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란 것이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가정에서도 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금기시 하였다.
그냥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하거나 부모의 행태를 그대로 배우고 답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부자에 대한 배움은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돈 없이 살수 없는 세상이고 부의 축적 정도에 따라 성공이 좌우되는 경우가 높은 것이 요즘이고 보면 어린 자녀에게 일찌감치 경제 교육을 생활화하고 돈과 금융에 밝은 아이로 키워야 함이 시급하지 않을까?
금융선진국들은 과거부터 자녀교육에 경제, 금융 교육을 강조하고 집중하여 왔다. 당연히 금융강국이 되어 세계경제를 주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릴 적부터 경제와 금융에 대하여 교육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 라는 사회 분위기와 '학생은 공부만 잘하면 된다' 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 풀이된다. 하지만 부자들과 몇몇 깨어있는 부모들은 일찌감치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금융과 친하게 접근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자.
당장 영어, 수학 잘한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영어, 수학을 가르치고 집중시키는 노력의 반 만이라도 경제와 금융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는 수시로 돈에 대한 개념을 가르치고 푼돈의 소중함과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면서 용돈기입장을 적게 하고 꼭 필요한 지출에 돈을 사용하였는지 확인도 해야 한다. 아울러 용돈을 받으면 먼저 저축부터 하는 습관과 통장을 만들어 은행거래를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어린이 경제신문 등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매주 기사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자녀와 함께 의견을 교환하여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자.
'넌 돈 걱정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 라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경제를 이해하고 금융을 잘 알면 돈을 지배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더불어 다른 공부도 더 잘 하고 다른 아이보다 훨씬 부자로 살 가능성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더 이상 미루지 말자.